테크레시피

기계식으로 컴퓨터 계산 이해 가능한 수제 키트

룬스(roons)는 작은 타일 모양 부품인 룬(roon)을 조합해 실제 물리적인 기계식 컴퓨터를 구축할 수 있는 키트로 상하로 움직이는 바 위에 타일을 배치하고 구슬 움직임을 제어해 논리 회로를 형성, 가산기나 레지스터, 표시 장치 등 다양한 컴퓨터 구성요소를 만들 수 있다.

설계는 소형이며 모듈화되어 있어 조립이나 변경도 간편하고, 눈에 보이는 형태로 작동해 컴퓨터 원리를 직관적으로 배울 수 있다. 교육용 도구나 엔지니어 놀이 도구로도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킥스타터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룬스는 상하로 움직이는 교차 바와 그 위에 배치되는 윤곽이 있는 타일 룬으로 구성된다. 이런 타일이 구슬과 구멍 움직임을 제어해 비트 스트림을 이산적으로 표현한다. 각 셀은 점유 또는 비어 있음, 상승 또는 하강, 제어 룬 종류로 구성되며 셀 오토마톤처럼 기능한다.

XOR 게이트 같은 기본적인 논리 게이트를 룬스로 구현해 튜링 완전한 계산이 가능해진다.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룬스도 존재하지만 루프 구조로 비트 스트림을 순환시켜 레지스터와 같은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키트로 만들기 위해 룬스는 소형, 신속, 편집 용이성, 저장 및 불러오기 기능, 적은 부품으로 복잡한 구성이 가능하도록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룬스를 사용해 가산기, 기억 장치, 프로세서, 카운터, 타이머 등을 구성할 수 있다. 각 유닛을 교체하거나 저장 가능하게 하기 위해 구동 메커니즘 일부를 디스크 내부에 수납하는 설계가 되어 있다. 디스크 내 바 순서 변경이나 디스크 간 이동도 가능해 패턴 수정이 용이하다. 작업 공간이 부족하면 디스크를 인접시켜 확장할 수 있다. 각 디스크 측면에는 자석과 요철 구조가 갖춰져 있어 180도 회전시킨 다른 디스크와 정확히 맞물려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기어에는 위상 배플이라고 불리는 구조가 있어 완벽하게 동기화되지 않으면 연결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룬스에는 구동을 담당하는 인캡슐레이터나 출력 대상이 되는 버킷 같은 주변기기가 존재한다. 또 7세그먼트 디스플레이, 텐키, 영숫자 디스플레이, 하드 디스크, 대형 그리드 구동용 모터 등도 시제품 중이라고 한다. 이들을 조합해 더 고급 표시나 입출력도 가능해진다.

부품 대부분은 PLA 소재로 3D 프린팅됐으며 향후 ABS를 이용한 사출 성형이 검토되고 있다. 타일이 자석으로 붙도록 자력을 갖게 해 구리 코팅된 강철봉을 절단해 매립하는 등 공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네오디뮴 자석은 수작업으로 수천 개가 접착되고 있다. 지금은 주변기기 개발 지연, 부품 신뢰성 부족, 부품 간 상호 운용성 어려움, 신규 사용자에게 사용하기 어려움, 튜토리얼과 사이트 미정비, 미완성 부품이 많은 점 등 과제가 있다고 한다. 룬스는 5월 21일 킥스타터 캠페인이 예정되어 있으며 수량 한정으로 리뷰용 키트 배포도 진행되고 있다. 또 브라우저에서 룬스를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도 공개되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