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가상 봇 학생이 온라인 수업 참가해 보조금 가로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이후 보조금이 지급될 때까지 계속 재학하는 걸 목적으로 한 봇 학생이 주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증가 추세에 있다고 전해졌다.

커뮤니티 칼리지 교원에 따르면 완전히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체제 하에서 명백히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하지 않을 반응을 보이는 봇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그 실체가 완전히 기계인지 또는 신원을 숨긴 인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 목적에 대해서도 어쩌면 쉽게 학점을 따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보도에선 대부분은 보조금을 받는 게 목적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공립 2년제 대학으로 4년제 유니버시티와 비교해 학비가 저렴한 경우가 대부분. 지역 커뮤니티 그러니까 지역 출신 학생이 많이 입학하며 주정부나 연방정부 보조금이 지급되기도 하는데 이 보조금이야말로 봇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2021년 캘리포니아주 커뮤니티 칼리지 사무국은 커뮤니티 칼리지 지원자 20%가 위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며 지원서부터 보조금 신청서에 이르기까지 모두 기계로 생성되고 있는 상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커뮤니티 칼리지가 표적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지원료가 무료라는 점에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 유튜버는 콘트라코스타 칼리지 입학 절차를 봇으로 모두 자동화한 처리로 완료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봇 입학이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 이런 행위로 인해 2024년에는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을 사칭하는 자 지원 신청 중 가짜가 6만 5,000건에 이르는 사태로 발전했다.

가짜를 식별하지 못해 보조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으며 금액은 4월까지의 1년간 연방정부로부터 1,000만 달러 이상, 주정부로부터 300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주 커뮤니티 칼리지 사무국은 전체 보조금이 32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부정행위의 규모는 비교적 작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부 납세자는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교원 측도 봇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스웨스턴 칼리지 엘리자베스 스미스 교수는 자신의 수업에 등록한 학생 104명을 15명으로 추려내고 나머지를 봇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스미스 교수는 자신의 수업에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가져줘서 처음에는 기뻤지만 지금은 그저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봇은 현대 학생에게는 드문 표현을 글 속에 사용하거나 문자로 자기 소개를 할 때 자신은 [도시 이름을 넣어주세요] 학생입니다 같은 명백히 기계적인 발언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구별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의심스러운 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교원도 있다고 한다.

한 사례에서는 전화가 연결됐지만 당사자는 칼리지에 재학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신분이 무단으로 사용된 게 밝혀졌다고 한다. 사우스웨스턴 칼리지에서 21년간 가르쳐 온 에릭 마르그는 이전에는 학생이 인간인지 판단할 필요가 없었고 그들은 모두 인간이었지만 지금은 당신은 실제인지 당신의 작품은 실제인지 같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봇 학생 유입은 교원이라는 의미를 바꿔놓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커뮤니티 칼리지 운영진도 자원을 투입해 봇을 제거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은 결코 지속 가능한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에는 일하는 연령대 고령 학생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 폐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으며 기술적인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스웨스턴 칼리지 마크 산체스 학장은 진화하는 봇과 싸우는 건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과 같으며 봇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마법 같은 해결책을 찾는 이들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