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화웨이 AI 프로세서에? TSMC, 10억 달러 벌금 가능성

대만에 본사를 둔 반도체 제조업체 TSMC가 생산한 칩이 미국 수출 규제 대상 기업인 중국 화웨이(Huawei) AI 프로세서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안과 관련해 미국 상무부가 TSMC에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벌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정치·경제적 대립을 배경으로 중국 AI 기술 개발을 견제하기 위한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이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제3국 기업에도 적용되며 TSMC 또한 수출 규제 목록에 포함된 중국 기업에 고성능 반도체를 수출하는 게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2024년 10월 수출 규제 대상인 화웨이가 개발한 AI 프로세서 어센드 910B(Ascend 910B)에 TSMC가 제조한 칩이 사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추가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에 사용된 TSMC 칩은 중국 칩 제조업체 SOPHGO가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실이 밝혀지자 TSMC는 SOPHGO에 대한 제품 출하를 즉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SOPHGO 주문을 수주했을 당시 SOPHGO는 미국 수출 규제 대상 기업이 아니었지만 이번 사건 이후 상무부는 SOPHGO를 수출 규제 목록에 새로 추가했다.

보도에선 관계자 증언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TSMC에 대해 최대 10억 달러 이상 벌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벌금 액수는 규제를 위반한 거래 규모 최대 2배에 달할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기술·안보·정책센터 연구원인 레나토 하임은 TSMC가 SOPHGO 주문을 받아 300만 개 칩을 제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 규제 대상인 화웨이로 전용될 위험성을 고려하면 TSMC는 중국 본사를 둔 기업을 대상으로 칩을 생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TSMC는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에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최대 100%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워드 라트닉 상무장관은 3월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현 행정부는 규정을 위반한 자에 대해 단호한 집행과 벌금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강력한 수출 규제 이행을 예고했다. 또 3월 상무부 산업안보국 국장으로 임명된 제프리 케슬러는 2월 청문회에서 TSMC와 화웨이 간 문제를 거론하며 이 사안은 중대한 우려사항이며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TSMC 측은 자사는 법률을 준수할 것을 약속한다며 2020년 9월 중순 이후로는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으며 미국 상무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