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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美서 제조 가능? “공상에 불과” 지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상호관세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은 아이폰을 포함한 제품을 미국에서 제조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4월 8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이폰을 포함한 미국 제품은 미국 내 제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견해를 거듭 밝힌 것. 그녀는 애플이 2월 말 발표한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를 미국 내에 투자할 계획을 인용하며 애플이 미국에서의 제조를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처럼 막대한 자금 투입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도에선 스티브 잡스와 팀쿡 애플 CEO가 10년 넘게 아이폰을 미국에서 제조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복해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상무장관 하워드 라트닉(Howard Ratnick)도 트럼프 관세에 대해 언급하며 아이폰을 만들기 위한 작은 나사를 조이는 수백만 명 규모 인력이 미국으로 몰려올 것이라고 발언해 아이폰 제조가 미국에서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언론에선 이 발언을 언급하며 리빗 대변인에게 아이폰 제조가 미국으로 이전 가능한 기술 범주에 해당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변인은 물론이라며 대통령은 미국에는 이를 수행할 노동력과 자원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애플 전 CEO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는 2010년과 2011년 잡스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자리에서 잡스는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중국에서는 노동자 70만 명을 지원하기 위해 적절히 훈련된 엔지니어 3만 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론 적절히 훈련된 엔지니어 3만 명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팀쿡 CEO 역시 2017년 사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저임금 국가가 아니라며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을 제조하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이유는 한 곳에서 기술력과 기술 인력이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며 생산하는 제품에는 고도화된 장비가 필요하며 이 장비와 재료를 다루기 위해 요구되는 정밀도는 최첨단 수준이고 장비를 다룰 수 있는 기술도 높은 수준을 요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공구 엔지니어 회의를 열어도 회장을 가득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국에서는 축구장 여러 개를 채울 수 있을 만큼 엔지니어가 풍부하다며 중국에서 아이폰을 제조하는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미국 정부 계획에 대해 일부 보도에선 완전히 공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을 제조하려면 다양한 재료와 부품이 필요하며 애플은 이를 위해 전 세계에 제조 거점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제조에 사용되는 4종류 금속만 해도 79개국에서 조달되고 있으며 제련소 200곳에서 가공되고 있다. 이 중 미국에 위치한 제련소는 20곳에 불과하다. 또 부품을 공급하는 제조 파트너사는 전 세계에 320곳 이상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 전체는 최소 140만 명 이상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단 몇 년 만에 뒤집는 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아무리 관세가 높고 아이폰 수입에 비용이 들더라도 아이폰을 미국에서 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은 관세 부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전했다.

보도에선 하룻밤 사이에 아이폰을 미국에서 제조하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수년이 걸리는 과정이며 전 세계 공급망과 무역을 하룻밤 사이에 붕괴시킬 수준 관세는 세계인을 경제적 고통으로 몰아넣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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