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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걷는데 성공한 휴머노이드 로봇

미국 로보틱스 기업 피규어(Figure)가 강화학습을 이용해 휴머노이드 로봇인 피규어 02(Figure 02)를 마치 인간처럼 걷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수많은 피규어 02가 인간처럼 행진하는 조금은 섬뜩한 영상도 공개됐다.

피규어는 창고 등 직장에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인간과 같은 동작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백플립이나 브레이크댄스 같은 고도의 움직임은 할 수 있는 반면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걷는 건 어려워 로봇 같은 느낌이 드는 어색한 걸음걸이만 가능했다.

컴퓨터에 체스 승리 방법이나 지식을 가르치는 것보다 1살 아이 수준 지각과 운동 기술을 부여하는 게 더 어렵다는 역설은 모라벡의 역설로 알려져 있다. 이는 컴퓨터가 복잡한 계산이나 대규모 데이터세트를 필요로 하는 문제에 뛰어난 반면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를 바탕으로 한 실세계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피규어는 지능형 에이전트가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고 보상 신호에 기반해 행동을 최적화하는 강화학습 방법을 사용해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가르치기로 했다. 충실도 높은 물리 시뮬레이터를 통해 강화학습을 수행해 불과 몇 시간 만에 수년 분량 데이터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피스 빌딩 입구를 걷는 피규어 02. 실제 인간과 비교하면 역시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로봇 걸음걸이라고 하면 상상하는 것처럼 딱딱하지는 않다. 실제로 이전 방법으로 훈련된 피규어 02(V1)와 새로운 방법으로 훈련된 피규어 02(V2)를 비교해 보면 무릎 구부러짐이나 발걸음 방식에 명확한 차이가 있다.

피규어는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걸음걸이를 가르치기 위해 GPU 기반 물리 시뮬레이터에서 강화학습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피규어 02 수천 대를 병렬로 시뮬레이션했다. 각 피규어 02는 독자적인 물리 파라미터를 갖고 있으며 마주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노출됐다고 한다.

강화학습으로 구축된 모델은 추가 조정 없이 피규어 02에 적용할 수 있다고 하며 실제로 피규어 02 10대가 미세 조정이나 변경 없이 행진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피규어는 공식 블로그에서 이런 초기 결과는 흥미롭지만 자사 기술이 지닌 가능성을 완전히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로봇이 실제 세계에서 직면할 수 있는 인간과 같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학습한 정책을 확장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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