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중국 공군군의대학 연구팀이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뇌사자에게 이식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이식된 간은 10일 동안 기본적인 대사 기능을 수행했으며 장기 기증자를 기다리는 간부전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
장기 이식은 중증 내장 질환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장기 기증자 수가 제한적이어서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사망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거친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미 심장과 신장 이식에서 성공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간은 신장에 비해 더 복잡한 기능을 가진 장기로 돼지 간에서 생성되는 지방과 단백질, 포도당이 억제하기 어려운 인체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돼지 간 이식이 더욱 어렵다고 여겨졌다. 2023년에는 뇌사 환자 체외에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3일간 연결하는 실험이 성공했지만 환자 체내에 돼지 간을 이식하는 실험 성공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에 연구팀은 초급성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 제거와 인간 유전자 삽입 등 6개 유전자 변형을 거친 돼지 간을 뇌사 판정 환자에게 이식했다. 이식은 환자 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게 아니라 원래 간을 그대로 둔 채 복강 내 다른 위치에 돼지 간을 배치하고 혈관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일간 관찰 기간 동안 뇌사 환자에게 이식된 돼지 간은 끝까지 기능을 유지했다. 간을 통과하는 혈류 속도는 양호하게 유지됐으며 지방 소화 흡수와 노폐물 배출에 중요한 담즙, 혈액 내 단백질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부민 등 생성도 이뤄졌다. 또 이식 후 면역 세포인 T세포와 B세포 활성화도 관찰됐지만 면역 억제제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거부 반응을 회피할 수 있었다고 보고됐다.
이번 실험에서는 뇌사 환자가 원래 가지고 있던 간이 정상적으로 기능했기 때문에 간부전 환자 몸에서도 돼지 간이 적절히 기능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이식해도 급성 거부 반응을 막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입증되어 간 질환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결과가 됐다.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한 연구자는 이는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뇌사자에게 이식한 세계 첫 사례라며 이는 중요한 실험이며 지금까지 심장과 신장에서 시도된 것과는 다른 길을 열어준다면서 예를 들어 최종적인 이식을 위해 인간 간을 얻을 때까지 병든 간을 일시적으로 대체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