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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보효율화부, 정부기관 모든 데이터 접근 가능한 갓모드 권한 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설립한 정부효율화부(DOGE)는 미국 정부 내 낭비를 제거한다는 목표를 내건 조직으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인 일론 머스크가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DOGE가 모든 정부 기관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는 갓 모드 권한을 갖기 시작했으며 이는 너무나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도에서 연방정부 직원 2명에 따르면 테슬라 전 엔지니어이자 2월에 연방정부 일반조달국(GSA) 산하 기술혁신서비스(Technology Transformation Services: TTS) 디렉터로 취임한 토마스 셰드가 TTS 팀이 관리하는 서로 다른 IT 시스템 19개에 대한 특권 접근을 요구했다. 셰드는 머스크 측근으로 알려졌으며 GSA 직원에게 AI 퍼스트 전략을 추진한다고 전하고 TTS와 DOGE를 연계해 기술 전략 핵심으로 삼겠다고 밝힌 인물이다.

셰드에게 부여된 높은 수준 통제 권한으로는 연방정부 기관이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를 표시‧편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용자에게 접근 권한을 부여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 GSA 측 관계자는 문서를 통해 셰드가 최적화와 효율화를 위한 영역을 신속히 파악하기 위해 권한을 요구했으며 확립된 프로토콜을 따르기 위해 적절한 GSA 직원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DOGE는 미국 정부 내 해외 원조를 담당하는 미국국제개발처(USAID)에 대해 디지털 시스템 전체를 열람‧통제할 수 있는 갓 모드 권한을 획득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DOGE는 USAID 직원 사회보장번호와 주소, 인사정보 등 기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급여지급 관리 시스템까지 통제할 수 있다. 또 수백억 달러 규모 정부 지출을 승인하는 보조금 시스템에도 DOGE가 이미 접근하고 있다.

한 정부 정보보안 계약업체는 USAID에 대한 DOGE의 갓 모드에 대해 이는 최악의 공포가 현실이 된 것과 같다고 답했다. DOGE는 어디까지나 정부 낭비를 효율화하는 걸 목적으로 내걸고 있지만 일부 직원은 DOGE가 IT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장악하거나 자금을 횡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USAID에는 우크라이나와 수단, 에티오피아 등 분쟁지역에서 일하는 직원도 있는데 DOGE가 임의로 이들 직원을 해고하고 USAID IT 시스템에서 배제해 버리는 것도 위험시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만일 분쟁지역에서 일하는 직원이 유일한 통신수단인 USAID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계정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냐면서 그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사소한 실수나 성급한 행동으로 인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DOGE가 갓 모드를 획득한 것이 확인된 곳은 USAID뿐이지만 DOGE는 다른 정부 기관에 대해서도 데이터베이스와 IT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국가방위와 관련된 정부의 기밀 정보와 지식에 접근하거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미국민 건강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또는 치명적인 병원균을 보관하는 연구소에 접근 가능하게 될 수 있다.

또 DOGE가 재무부에서 갓 모드를 획득하면 머스크 부하가 미국인 이름‧사회보장번호‧재무정보 등을 열람할 수 있게 된다. USAID 고위 직원은 그들이 미국 내 모든 사람에 대한 은행 계좌와 은행 코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결코 터무니없는 일이 아니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미 나사 내부에서는 DOGE 직원이 계약‧파트너십‧성과평가‧기밀 국가안보 정보‧위성 데이터 등 자료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지식이 만약 악의를 가진 자의 손에 넘어간다면 항공우주와 방위능력에서 수세대에 걸친 미국 우위가 사라지고 항공우주기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보도에선 다음으로 DOGE가 접근할 가능성이 있는 정부 기관으로 감염병 대책 연구소인 CDC를 꼽았다. 트럼프 정권은 2월 CDC 직원 700명을 해고했으며 이로 인해 CDC는 IT 시스템에 대한 접근권한 변화에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CDC는 2025년 조류독감과 홍역 등 감염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공중보건 감시와 긴급대응을 위한 중앙 데이터 플랫폼을 전개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수십만 건에 달하는 익명화된 임상 데이터와 질병 보고가 집약된다. 이런 집약된 데이터에서는 익명화되어 있더라도 개인을 특정하기 쉽고 DOGE가 흡수하는 다른 정부 기관 데이터와 함께하면 더 쉽게 개인이 특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단순히 머스크 등이 부패에 손을 댈 위험도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머스크는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 CEO를 맡고 있는데 만일 머스크가 나사 기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나사가 보유한 경쟁사 기술 사양과 연구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성도 있다.

보도에선 며칠 동안 다양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 이야기를 듣고 DOGE가 이미 비정상적일 정도 권력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 기관은 각각이 가진 특별한 목적을 지원하고 외부로부터의 부당한 영향으로부터 격리하기 위한 정당한 이유로 다양한 형태로 행정상 및 법률상 감시를 받으며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지금 그들의 밑에 효율적으로 일론 머스크가 들어오고 있다, 연방정부는 보통 단일 기관에 대해 이토록 광범위한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하물며 머스크처럼 선거로 선출되지 않았고 불안정하며 정치적으로 과격한 인물 지배하에 있는 기관은 더 그렇다며 DOGE가 가진 강대한 권력에 우려를 표명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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