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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차세대 AR 안경‧저가형 메타 퀘스트3S 공개

9월 26일 개최된 메타 발표회인 메타 커넥트 2024(Meta Connect 2024)에서 AR 안경 프로토타입인 오리온(Orion)이 발표됐다. 맞춤형 칩과 카메라, 스피커, 배터리를 내장하고 마이크로 LED와 탄화규소로 구성된 시야각 70도 AR 렌즈에 아이트래킹을 구현한 다기능 AR 안경이다.

오리온은 선글라스 제조업체 레이밴과 공동 개발한 스마트 안경 레이밴 메타와 병행해 개발이 진행되어 온 AR 안경 프로토타입. 메타는 AR 안경은 인간 중심 컴퓨팅에서 다음 큰 도약을 실현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2019년 이벤트에서 AR 안경을 개발 중(We are building AR glasses)이라고 선언했다.

오리온 개발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나자레(Project Nazare)라고 불리며 대형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와 개인화된 AI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AR 디바이스를 2024년 중 출시하는 게 목표였다.

메타는 발표 후 5년이 지나 세상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5단어를 발표한다며 우린 AR 안경을 개발했다(We have built AR glasses)고 말했다.

오리온은 외관상 두꺼운 검은 프레임을 갖춘 안경이지만 카메라 7개와 센서,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머리카락 10분의 1 정도 높은 광학 정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실온에서의 프레임 팽창이나 수축 등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하고 필요한 광학 조정을 모두 수 밀리초 내에 디지털로 보정한다고 한다.

프레임은 방열과 경량화를 고려해 우주선이나 F1에 사용되는 마그네슘 합금이 사용됐다. 또 안경 프레임에 팬을 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열 설계와 전력 효율을 고려해 메타가 개발한 맞춤형 칩이 사용됐다고 한다.

오리온은 아이트래킹 그러니까 시선 추적이 가능하며 커서는 시선으로 조작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AR 디스플레이 시야각은 70도. 렌즈는 실리콘 카바이드라는 새로운 소재가 사용됐으며 나노스케일 3D 구조에 의한 도파관이 내장되어 있다고 한다. 브리지 부분에 내장된 마이크로 LED 소형 프로젝터를 사용해 렌즈 내에서 빛을 굴절시켜 다양한 깊이와 크기 홀로그래픽 영상을 투영하는 구조다.

실제로 오리온 프로토타입을 체험한 보도에 따르면 AR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시야각 1도당 13픽셀로 1도당 25픽셀인 메타 퀘스트 3와 비교하면 다소 거칠게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시야각 70도는 AR 안경 중에서는 상당히 넓으며 렌즈 자체도 깨끗하고 투명도가 높았다고 한다.

또 안경을 통해 보고 있는 걸 AI로 조사하거나 태그를 붙일 수 있다. 더불어 표면근전위(EMG)를 이용해 핸드트래킹을 할 수 있는 리스트밴드가 오리온용 입력 디바이스로 발표됐다. 이 EMG 리스트밴드는 2019년 메타가 인수한 스타트업 CTRL-Labs 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EMG 리스트밴드에 의한 제스처 트래킹 정확도가 그다지 높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아이트래킹이나 프레임 내장 센서와 결합하면 차세대 입력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기존 AR 안경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지만 메타는 진정한 AR 안경은 무선이어야 하며 또 소형이어야 한다며 오리온용 무선 컴퓨팅 팩을 개발하고 있다. 핸드트래킹이나 아이트래킹, AR 그래픽 처리 등은 오리온 본체에서 수행하고, 앱 동작은 무선 컴퓨팅 팩에서 수행하는 처리 분담을 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지속 시간도 길어진다는 설명이다.

현재 오리온은 프로토타입 단계지만 메타는 연구용 프로토타입이 아니라고 명언하며 실제로 이 프로토타입과 동등한 디바이스를 시장에 출시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리온 프로토타입은 메타 커넥트 2024부터 1년간 메타 직원과 극소수 사용자에게 접근이 허용된다고 한다. 메타는 오리온 제품화에 대해 AR 품질 향상, 추가적인 소형화, 대량 생산을 통한 저가격화를 향후 과제로 삼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퀘스트 시리즈 등 AR 및 VR 기기를 개발·판매하는 메타와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이 협업해 탄생한 스마트 안경 레이밴 메타(Ray-Ban Meta)에 새로운 AI 기능이 추가됐다. 메타는 또 파트너십을 확대해 더 많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레이밴 메타에서는 AI 비서인 메타 AI(Meta AI)를 이용할 수 있는데 더 사용하기 쉽게 진화했다. 지금까지는 메타 AI와 대화할 때마다 헤이 메타(Hey Meta)라고 말해야 했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는 한 번만 헤이 메타라고 말하면 그 이후 대화에서는 웨이크워드 없이 메타 AI와 대화가 가능하다. 또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메타 AI에게 질문할 경우 지금까지는 보라(look)라고 말해야 했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는 필요 없게 된다.

더불어 공항이나 상업 시설 등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기록하게 하는 기능도 레이밴 메타에 추가된다.

또 메타 AI에서 왓츠앱이나 메신저 같은 메시징 앱으로 음성 메시지를 녹음·전송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양손이 막혀 있거나 텍스트를 입력하기 위해 휴대전화에 쉽게 접근할 수 없을 때 유용하다.

새로운 도시를 산책할 때 메타 AI에게 눈에 띄는 랜드마크에 대해 물어보거나 다음에 뭘 봐야 할지 아이디어를 얻거나 핸즈프리로 자신만의 워킹 투어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기능으로는 식료품점에서 식사 계획을 세우려고 할 때, 통로를 걸으면서 눈에 띄는 걸 바탕으로 뭘 만들지,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소스가 제안된 레시피와 잘 어울리는지 메타 AI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또 레이밴 메타에는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이 추가될 예정.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로의 번역이 가능하며 앞으로 더 많은 언어 지원이 계획되어 있다.

레이밴 메타는 시각 장애인이나 시력이 약한 사람과 눈이 보이는 자원봉사자를 연결해주는 앱인 비마이아이(Be My Eyes)와 제휴해 레이밴 메타가 촬영한 영상을 통해 자원봉사자가 사용자 시야에 보이는 것을 설명하거나 주변 상황을 전달할 수 있다.

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아마존 뮤직과의 통합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디블(Audible), 아이하트(iHeart)와의 새로운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음악 서비스를 레이밴 메타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스켈레톤 프레임이 특징인 한정판 모델인 레이밴 메타 웨이퍼러(Ray-Ban Meta Wayfarer)도 출시된다. 프랑스 안경 제조업체인 에실로룩소티카 신형 렌즈 시리즈(UltraTransitions GEN S)를 채택해 모든 빛 조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타도 또 이 자리에서 메타 퀘스트 3 저가 버전인 메타 퀘스트 3S(Meta Quest 3S)가 10월 15일 출시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 메타 퀘스트 3 모델이 512GB만으로 제한됐고 퀘스트 2와 퀘스트 프로는 조용히 생산 중단됐다.

메타 퀘스트 3는 지난 2023년 10월 10일 출시된 MR(혼합 현실) 헤드셋으로 풀컬러 패스스루 영상으로 보이는 주변의 현실 풍경에 디지털 콘텐츠를 겹쳐 MR 경험이 가능하다. 이번에 발표된 메타 퀘스트 3S는 이런 메타 퀘스트 3 저가 버전으로 위치한다.

메타 퀘스트 3S는 퀘스트 3와 마찬가지로 스냅드래곤 XR2 Gen 2 칩과 8GB RAM을 탑재하고 패스스루가 18PPD 풀컬러로 되어 있는 등 사양 자체는 퀘스트 3와 거의 동일하다. 두 제품간 큰 차이점은 퀘스트 3가 팬케이크 렌즈를 채택한 반면 퀘스트 3S는 프레넬 렌즈를 채택했다는 것. 프레넬 렌즈는 팬케이크 렌즈보다 경량화와 소형화가 쉬운 반면 왜곡과 수차가 생기기 쉽고 화질도 조금 떨어진다.

또 퀘스트 3S는 수평 시야각 96도, 한 눈 해상도 1832×1920 픽셀로 퀘스트 3보다 조금 시야가 좁아졌다. 더불어 동공 간 거리(IPD) 조정이 3단계로 제한되거나 깊이 센서를 탑재하지 않는 등 저가 버전인 퀘스트 3S는 일부 기능이 생략됐다.

한편 2020년 출시된 퀘스트 2, 퀘스트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풀컬러 패스스루를 실현한 퀘스트 프로는 생산 종료됐다. 두 제품 모두 재고가 소진되면 판매가 종료되지만 액세서리 판매와 지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메타는 AI 모델인 Llama 3.2를 9월 26일 발표했다. Llama 3.2에는 이미지 인식 성능이 향상된 중규모 모델인 Llama 3.2 90B와 Llama 3.2 11B 외에도, 스마트폰에서의 로컬 동작에 최적화된 소규모 모델 Llama 3.2 3B 및 Llama 3.2 1B도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다.

먼저 Llama 3.2 90B와 Llama 3.2 11B는 Llama 3.1 텍스트 관련 기능을 유지하면서 이미지 인식 성능을 향상시키도록 훈련됐다. 이를 통해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입력해 높은 정확도로 추론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Llama 3.2 90B와 Llama 3.2 11B 벤치마크 결과를 클로드 3 하이쿠나 GPT4o-미니와 비교하면 Llama 3.2 90B는 많은 테스트에서 경쟁 모델 점수를 상회하고 Llama 3.2 11B도 비교적 소규모 모델로서는 높은 점수를 기록한다.

Llama 3.2 3B와 Llama 3.2 1B는 스마트폰에서의 동작을 염두에 둔 경량 모델로 성능이 낮은 스마트폰용 칩에서 요약, 리라이트, 문장 생성 등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 Llama 3.2 3B와 Llama 3.2 1B를 개발할 때 ARM, 퀄컴, 미디어텍과 긴밀히 협력했다고 한다.

스마트폰에서 문장을 리라이트하는 테스트에서는 Llama 3.2 3B와 Llama 3.2 1B가 Phi 3.5 3.8B나 젬마 2 2.6B 같은 경량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Llama 3.2 3B, Llama 3.2 1B, Gemma 2 2B IT, Phi-3.5-mini IT의 벤치마크 결과에서도 Llama 3.2 3B는 많은 테스트에서 경쟁자를 앞서고 Llama 3.2 1B도 일부 테스트에서 경쟁자를 앞선다.

Llama 3.2 3B와 Llama 3.2 1B는 양자화된 모델만 공개되어 있으며 양자화되지 않은 모델 세부 사항은 곧 공개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세간에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엑스 같은 소셜 미디어가 10대 청소년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의견에 대해 메타 마크 저커버그 CEO가 반박하며 질 높은 연구 대부분은 소셜 미디어와 10대 정신 건강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는 게 알려졌다.

소셜 미디어에는 올바른 정보도 있지만 사람을 속이는 악질적인 정보도 있다. 그 중에서도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어린이는 영향을 받기 쉽다고 여겨진다. 미국 등에서는 미성년자가 이용하는 소셜 미디어 등에 온라인상 괴롭힘이나 성적 착취, 약물 선전, 섭식 장애 등 특정 해악을 줄이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소셜 미디어가 10대 청소년에게 해를 끼친다는 전제하에 수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몇몇 연구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열람하는 등 행위가 10대에게 정신 건강상 악영향을 특별히 미치지 않는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어 소셜 미디어가 10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얻어지지 않고 있다.

메타는 과거 내부 자료를 근거로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보도되어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 기관 조사가 시작되는 등 큰 소동으로 발전했다. 메타는 내용이 부정확하고 편향된 보도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셜 미디어와 10대의 정신 건강의 관계에 대해 저커버그 CEO는 세상에 있는 질 높은 연구 대부분은 소셜 미디어와 10대의 정신 건강 사이에 광범위한 규모 인과관계가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게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는 학술적인 연구는 사견과 일치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라며 보통 자신이 원인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무언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자신은 아이의 소셜 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도구를 부모에게 제공하는 게 회사에게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고 믿으며 이 접근 방식을 취해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월에는 인스타그램에 제한이 강화된 틴 어카운트(Teen Accounts)라는 시스템이 도입되어 16세 미만 계정이 강제로 비공개로 설정되는 등 새로운 아동 보호 조치가 취해지게 됐다.

저커버그 CEO는 소셜 미디어와 정신 건강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아동 안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다면 메타는 정부 지시와 법률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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