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국인 러시아가 메시지를 도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가 정부 관계자·군 관계자·주요 인물이 사용하는 정부 단말기에서 텔레그램을 이용하는 걸 금지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인이 설립하고 지금은 두바이에 본사를 둔 메시징 서비스다. 보안성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기본적으로 종단간 암호화가 이뤄지지 않는 등 신뢰성에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도 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주요 메시징 서비스로 사용되고 있으며 디스코드처럼 여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을 개설할 수 있어 뉴스 배포 등에도 사용되곤 한다. 여러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 75%가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는 3만 3,000개에 이르는 텔레그램 채널이 개설되어 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군 사령관과 지방·시 관리도 전쟁 최신 정보와 중요한 결정을 텔레그램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런데 9월 20일 우크라이나 국가안전보장·국방평의회는 군·정부 관계자 등이 정부 지급 단말기에서 텔레그램을 이용하는 걸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평의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기관 GUR 책임자인 키릴로 부다노프가 러시아 특수부대가 사용자 개인 통신과 삭제된 메시지, 개인 데이터에 접근했다는 실증적인 증거를 평의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에 이르렀다고 한다.
부다노프는 자신은 항상 언론의 자유를 지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지할 것이지만 텔레그램 문제는 언론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우크라이나 허위정보대책센터 책임자인 안드레이 코발렌코는 텔레그램 제한은 개인 단말기가 아닌 정부 단말기에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램은 우크라이나 발표를 비난하며 텔레그램은 러시아를 포함한 어떤 국가에도 데이터나 메시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삭제된 메시지는 영원히 삭제되며 복원하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유출된 메시지라고 칭하는 모든 건 치안 당국에 압수되었거나 멀웨어에 감염된 기기에서 새어나온 것임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