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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시설 제초 위한 양 수요 급증?

최근 태양 패널을 포함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 건설이 진행됨에 따라 시설 주변에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 처리가 과제가 되고 있다. 인력을 동원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잡초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풀을 먹는 양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태양 패널 대부분은 지붕 위나 원자력 발전소 부지와 같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오염된 토지에 건설되지만 미래 탈탄소 사회를 목표로 하는 지역에서는 농지를 사용하지 않고 태양광 발전 수요를 충족시키는 게 불가능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농지에 시설을 건설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농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건설한 경우 환경을 고려해 목초 등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정기적으로 잡초를 베지 않으면 태양 패널이 그늘져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무성한 목초를 기계 등으로 처리하려고 하면 돌이나 쓰레기가 날려 패널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어 환경을 고려하면서도 저렴하게 제초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이에 주목받고 있는 게 양을 이용한 제초다.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기업인 솔라쉽(solar sheep) JR 하워드는 태양광 발전 시설에 양을 대여하는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400마리 밖에 기르지 않았지만 3년 만에 1만 마리 이상을 사육하기에 이르렀고 각지 태양광 발전소에 양을 파견하고 있다고 한다.

양은 패널 아래 구석구석까지 들어갈 수 있어 세밀한 부분 제초도 문제없이 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배설물이 천연 비료가 되는 이점도 있다. 양 입장에서도 태양 패널이 그늘이 된다는 이점이 있어 광장에서 방목될 때만큼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사육한 양을 식용으로 제공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가 다음으로 6,000마리를 대여할 예정인 에넬 태양광 발전 시설은 텍사스 주에만 8곳이 있으며 총 부지 면적을 합하면 맨해튼 75%에 해당하는 광대한 토지가 된다고 한다. 에넬에 따르면 이전에 양을 이용한 제초를 시도했을 때 토양 품질이 향상되고 토착 식물과 꿀벌 등 곤충 생물 다양성이 증가하며 토양 침식이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라는 축을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통합하는 데 있어 양의 중요성에 주목했다고 한다.

회사 측은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의 제초 수요 증가는 양 산업에 있어 최대 기회라며 언젠가는 양 무리 일부를 매각해 다른 농가가 태양광 발전 시설용 양 사업을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며 그게 진정한 목표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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