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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뉴스 시작한 ESPN에 쏟아진 지적들

스포츠 경기 하이라이트나 요약을 제공하는 뉴스 기사는 점수를 확인하거나 흥미로운 순간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는 등 경기 중계를 본 사람과 나중에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 모두에게 유용한 콘텐츠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AI를 활용해 경기를 요약하는 뉴스를 작성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해당 뉴스에는 인간이 작성할 때 반드시 포함되는 중요한 뉘앙스가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SPN은 9월 6일부터 AI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 이벤트의 요약 기사를 작성하는 시도를 발표했다. 첫 단계로 프리미어 라크로스 리그(PLL)와 내셔널 위민스 사커 리그(NWSL) 보도를 시작했으며 향후 다른 스포츠로 확대할 계획이다. ESPN은 AI가 생성한 경기 요약은 그동안 제공되지 않았던 콘텐츠를 팬에게 제공하고 충분히 보도되지 않은 스포츠 정보를 보강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품질과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간 편집자가 확인하며 AI가 작성한 기사에는 반드시 “ESPN Generative AI Services”라는 표시가 붙어 투명성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블로거 파커 몰로이는 ESPN AI 기반 스포츠 뉴스가 기본적인 기사에 불과하며 중요한 뉘앙스가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24년 9월 8일 열린 축구 경기가 미국 축구에서 전설적인 선수인 알렉스 모건 은퇴 경기였으며 모건의 팀이 패배했지만 경기 후 감동적인 스피치와 퍼포먼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I가 생성한 경기 요약에서는 모건 은퇴 경기에 대한 언급이나 감동적인 장면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몰로이는 이런 명백한 누락은 뉴스 가치를 지닌 사건 배경이나 감정적 무게를 AI가 제대로 포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스포츠 미디어(Awful Announcing)도 ESPN AI 기사를 비판했다. 처음 게시된 요약 기사에는 경기 진행과 득점한 선수, 경기 결과에 대한 표준적인 내용만 있었으며 모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후 다음 날 아침 기사가 수정되어 모건의 은퇴에 대한 짧은 설명이 추가됐다.

이 미디어에선 ESPN은 인간 편집자가 품질과 정확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했지만 누구도 모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거나 혹은 경기 결과 뉴스에서 그 이야기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생성한 요약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만 모건이 미국 여자 축구에 기여한 점을 다루지 않은 기사는 인간 작가가 제공하는 360도 시각을 AI가 재현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AI 기술이 점점 더 많이 사용되면서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불안이 자주 제기된다. 실제로 노동 시장 분석 기업 블룸베리(Bloomberry)는 챗GPT 같은 생성 AI 등장으로 글쓰기와 번역 업무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기자와 작가는 미디어가 AI를 도입하는 것에 민감해지고 있다.

칼럼니스트 톰 존스는 ESPN이 AI가 일부 스포츠 경기 요약을 맡아 인간 기자가 더 영향력 있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이 범위는 실험 단계일 뿐이며 앞으로 더 많은 스포츠에서 AI 기사가 작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SPN은 새로운 기자를 고용하는 대신 AI에 이를 맡겨 기자를 시대에 뒤떨어지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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