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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워커 보호 법률 통과됐지만…美 캘리포니아주서 긱워커 호소 무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 2020년 긱워커 노동 조건 개선을 의무화하는 법률이 시행됐다. 하지만 우버 같은 플랫폼 기업이 거액을 들여 이 법에 대응하는 규칙을 마련했고 법 시행 후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법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긱워커란 우버 같은 플랫폼을 통해 차량 호출 서비스나 배달 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긱워커은 일반적으로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간주되어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대상 제외, 실직이나 부상에 대한 공적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긱워커 노동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한 규제안은 전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9년 9월 개인사업자 정의를 재검토하는 캘리포니아주 의회 법안 제5호(AB5)가 통과됐다. 이 법안은 대부분 긱워커가 개인사업자가 아닌 직원으로 간주되도록 해 노동 환경 개선이 기대됐다.

AB5는 2020년 1월 시행됐고 2022년 8월에는 AB5를 근거로 우버와 리프트에 대해 운전자를 개인사업자가 아닌 직원으로 취급할 걸 명령하는 가처분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우버와 리프트가 항소하면서 명령은 연기됐고 더 나아가 AB5 규제 완화를 목적으로 한 2020년 캘리포니아주 제안 사항 22호가 주민 투표를 통해 통과되면서 앱을 통해 업무를 수주하는 긱워커가 개인사업자로 취급되게 됐다. 제안 22 주민 투표 당시 우버와 리프트, 도어대시 등 플랫폼 기업이 찬성 캠페인에 2억 달러 이상 자금을 투입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제안 22에 반대하는 긱워커는 제안 22는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에는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이 제안 22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2023년에는 항소 법원이 제안 22는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2024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제안 22는 합헌이라고 최종 판단을 내렸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긱워커를 둘러싼 규제가 복잡한 과정을 거친 끝에 규제 집행자가 불분명한 상태에 빠졌다. 제안 22에서는 운전에 소요된 시간마다 최소 임금 120%를 지급, 의료 보조금 지급, 업무 관련 산재 보상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보도에 따르면 제안 22를 근거로 제기된 54건 청구 중 32건이 미해결 상태로 보류 중이며 그중에는 2021년 제기된 미해결 청구도 존재한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2024년 2월 청구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2020년 12월 16일 현재 리프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드라이버는 법령에 따라 개인사업자로 간주되고 있으며 따라서 노동법에 따른 구제를 요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도에선 주 당국이 제안 22에 따른 청구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과연 누가 이 법률을 집행할 것냐고 언급하며 AB5 및 제안 22가 놓인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또 보도에선 캘리포니아주에 제안 22를 근거로 제기된 임금 청구를 모두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도어대시와 관련된 청구는 단 한 건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그 이유 또한 설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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