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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든 물체는 광속으로 시공간을 이동하고 있다”

많은 SF 작품에는 타임트래블을 하는 기술이나 장치가 등장하지만 비행기나 기차로 물리적으로 이동하는 여행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여행하는 타임트래블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이 세계는 공간 차원 3개와 시간 차원 1개가 합쳐진 4차원 시공간으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건 시공간을 빛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공간을 이동하는 속도와 시간을 이동하는 속도 합계가 항상 광속이 되기 때문. 만일 공간 안에서 정지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시간 안에서 광속으로 이동하고 있는 게 된다. 반대로 공간 안을 광속으로 이동하는 물체가 있다면 그 물체의 시간이 경과하는 속도는 0 그러니까 시간이 정지해 있다.

그러한 물체는 실제로 존재한다. 포톤 바로 광자다. 광자는 시간의 경과를 전혀 경험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태양 빛을 볼 때 광자 입장에서는 태양 표면을 출발한 직후에 그 사람 눈에 들어가는 게 된다. 물론 이 이야기는 세계 각국의 물리학자를 몹시 화나게 할 수 있는 개념적인 예시로 다양한 법칙과 한계를 무시하고 있어 실제로는 더 복잡한 이야기가 된다. 예를 들어 지구나 태양계는 우주를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설령 지구 위에서 가만히 있더라도 공간에 대해 정지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광자 기준계를 정의하는 것 즉 광자에서 무언가를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런 세부 사항을 일단 제외하고 시간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가령 스쿠터를 타고 있을 때 버스에 추월당했다고 가정해보자. 스쿠터와 버스 이동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시간 속도도 조금 달라진다. 공간을 빨리 이동하면 시간은 느려지므로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보인다. 그 효과를 빨리 보기 위해 쌍둥이 중 1명을 로켓에 태워 우주로 보내본다. 로켓은 엄청난 속도로 공간을 이동하므로 지구상보다 시간이 느려진다.지구로 귀환한 우주비행사가 헤어졌던 형제와 재회하면 상대방은 노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예시는 쌍둥이 패러독스라고 불린다.

충분한 속도를 가진 로켓을 사용하면 원하는 만큼 미래로 갈 수 있으므로 기술적으로는 우주 끝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직접 눈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 로켓으로 미래로의 타임트래블이 가능한 것.

미래로 여행하는 방법은 또 하나 있다. 대질량 물체는 시공간을 휘게 하므로 가까이에 있으면 시간 흐름이 느려진다. 지구에서는 그 효과가 미약해서 지상에서는 우주의 저 멀리에 비해 0.00000007% 시간이 느려질 뿐이다. 엄청난 중력을 가진 블랙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서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지면 시간 흐름이 눈에 띄게 느려진다. 블랙홀 근처를 날아가는 로켓 조종사를 밖에서 관찰하면 거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본인이 느끼는 시간 흐름은 변하지 않는다. 지구로 돌아왔을 때 비로소 조종사는 자신이 타임트래블을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2가지 방법으로 미래에는 갈 수 있다고 할 때 과거에는 어떻게 갈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면 타키온이라는 가상 초광속 입자가 필요해진다. 광속으로 움직이는 광자 시간은 정지하지만 빛을 초과하는 속도로 이동하는 타키온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이를 이용하면 자신의 조상을 만나거나 과거 실수를 막거나 복권에 당첨되거나, 공룡을 만나볼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타임트래블이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상대성 이론은 빛보다 느렸던 것이 빛보다 빨라지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빨리 이동하려면 그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광속에 도달하려면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령 우주 전체 에너지를 모아도 모래알 하나를 광속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타키온이 존재한다는 증거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대부분 과학자들은 타키온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과거로의 타임트래블은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된다.

과거로 갈 수 없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이며 그리고 미래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다행히도 미래를 만드는 것은 과거를 바꾸는 것보다 훨씬 쉬우므로 올바른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면 어떤 장애나 시련이 기다리고 있어도 분명 괜찮을 것이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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