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아프가니스탄 사이에 위치한 남아시아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8월 중순부터 인터넷 통신 속도가 크게 감소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국민은 정부가 검열을 위해 방화벽을 설치한 게 아니냐는 불안을 표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이를 부인하며 해저 케이블 결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며칠간 인터넷 속도가 저하되어 주요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왓츠앱에서 음성 메모나 사진을 다운로드할 수 없거나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 단체와 네티즌에 따르면 속도는 평소의 절반까지 떨어졌으며 이전에는 몇 분 만에 업로드할 수 있었던 게 이제 몇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한다. 한 현지 주민은 비즈니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고 월수입 절반을 잃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사이에서는 정부가 국내 인터넷을 감시하고 관리하기 위해 방화벽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비밀리에 테스트하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 단체인 파키스탄 소프트웨어 하우스는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갑작스럽게 도입된 국가 방화벽의 중대한 결과를 명확히 비난한다고 밝혔으며 이런 혼란으로 인해 파키스탄 경제는 최대 3억 달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혼란이 지속된 뒤 8월 21일 파키스탄 정보기술 및 전기통신부 샤자 파티마 카와자(Shaza Fatima Khawaja) 장관이 기자 회견을 열고 정부가 방화벽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인터넷 속도를 인위적으로 저하시킨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카와자 장관은 파키스탄 당국은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차단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전문가 및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의하고 있으며 인터넷이 규제되고 있다는 보도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 대부분이 VPN을 사용하기 시작한 걸 지적하며, VPN 사용이 네트워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터넷은 중요한 자원이며 관련 논의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해당 문제에 대해 책임감 있게 논의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파키스탄 전기통신청 하피즈-울-레만(Hafeez-ul-Rehman) 위원장은 해저 인터넷 케이블에 문제가 발생한 이후로 인터넷 서비스 속도가 저하됐다며 기술적 문제는 8월 27일까지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