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인체에 유해한 납이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 주도로 가솔린에 혼입됐다. 당시 납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로 납 가솔린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보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제너럴모터스는 납을 계속 혼입했을까.
자동차 기업은 1900년대 자동차 엔진이 독특한 타격음과 총격을 발하는 노킹을 방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GM 자회사인 데이턴리서치연구소 엔지니어는 녹은 버터나 에틸아세테이트, 염화알루미늄 등 모든 물질을 휘발유에 섞어 노킹 방지 효과가 있는지 시험한 결과 가장 효과적인 물질은 에탄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에탄올에 대해 GM이 특허를 받을 수 없었고 석유 기업은 에탄올은 엔진 제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에탄올을 노킹 방지제도 사용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1921년 노킹을 방지하는 대책으로 휘발유에 테트라에틸납을 혼합하는 기술을 발견했다. TEL은 에탄올만큼 노킹 방지에 효과가 있었지만 당시부터 독성 물질로 위험성이 알려져 있었다. 화학업체 듀폰 등도 TEL에 대해 무색 액체이며 피부를 통해 흡수되면 곧바로 납중독을 일으킬 경우 상당히 유독한 물질이라고 적고 있었다.
위험성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데이턴리서치연구소는 TEL을 에틸이라고 새로 개발된 휘발유에 납이 첨가되어 있는 걸 보고서와 광고에 내보내지 않았다. 또 새로운 가솔린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GM은 가솔린 TEL이 사용되고 있는 걸 알면서도 노킹을 방지하는 다른 방책이 없었기 때문에 1923년 2월 TEL 휘발유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때 개발자는 심한 납중독으로 병상에 누워 있었다.
TEL 휘발유가 시장에 나돌면서 납중독에 의한 다수 건강 피해가 보고되게 됐다. 1924년에는 TEL 휘발유를 생산하는 정유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32명이 TEL에 노출되어 입원 중이던 노동자 5명이 사망했다. 이 때 미국공중위생국과 보건 당국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GM에 TEL 관련 보고를 요구했다.
정부 조사가 계속됐지만 1926년에는 외과 의사가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가 보호되는 한 TEL을 곧바로 판매 금지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TEL휘발유는 판매가 계속됐지만 1970년 중반에야 TEL 가솔린은 단계적 폐지가 결정됐다. 미국은 1986년 가솔린 첨가제로 TEL 사용을 공식 금지했다.
금지되기까지 TEL에 의해 많은 납이 토양에 축적됐고 6,800만 명이 위험한 수준 납을 흡수하고 매년 미국인 5,000명이 납에 의한 유발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