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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속 블루스크린 만든 사람은 누구?

윈도에서는 운영체제에 어떤 이상이 발생했을 때 파란 배경에 에러 메시지가 표시되는 블루스크린(Blue Screen of Death)이 화면에 나타난다. 이 블루스크린의 창시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30년 이상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인 레이몬드 첸이 공식 블로그에서 설명해 눈길을 끈다.

그에 따르면 블루스크린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첸 자신과 마이크로소프트 전 CEO인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인 존 버트 3명이라고 한다. 창시자가 3명이라는 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각자 관여한 버전이 다르다고 한다.

블루스크린 자체는 윈도 1.0부터 존재했지만 에러 시에는 무작위 문자만 출력될 뿐 시스템 메시지는 표시되지 않았다.

파란 배경에 시스템 메시지가 표시되는 스타일이 채택된 건 윈도 3.1부터다. 이 시스템 메시지 내용은 발머가 작성한 것이라고 한다. 발머는 당시 시스템 부문 책임자로 직접 윈도 3.1을 사용하며 확인하던 중 시스템 메시지 텍스트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다시 작성했다고 한다.

다만 발머가 담당한 건 메시지를 표시하기 위한 코드가 아니라 화면에 표시되는 메시지 뿐이다.

발머가 윈도 3.1 시스템 메시지를 작성했다는 사실은 첸에 의해 2014년에도 지적된 바 있다.참고로 윈도 3.x에서는 OS에 에러가 발생하면 지금과 같은 블루스크린이 아닌 블랙스크린이라 불리는 화면이 표시됐다.

에러가 발생하면 블루스크린이 표시된 건 윈도 NT 커널이 처음으로 버트가 작성했다고 한다. 윈도 NT 커널에서 블루스크린이 표시된 경우 그 시점에서 시스템이 복구 불가능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죽음의 블루스크린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를 아는 마이크로소프트 전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플러머에 따르면, 이 블루스크린 디자인은 윈도 3.x를 참고한 게 아니라 당시의 유니버설 컬러 팔레트가 매우 기초적이었기 때문에 버트 씨가 프로그래밍 경험이라면 파란 배경에 흰 글자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블루스크린 존재가 일반적으로 알려지게 된 건 폭발적으로 보급된 윈도 95부터다. 윈도 9x는 윈도 NT보다 블루스크린이 발생하기 쉬워 블루스크린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윈도 95 블루스크린은 첸이 최종 버전 설계를 담당했다고 한다. 파란 배경에 흰색 에러 메시지라는 형식이지만 첸은 윈도 95에서는 에러가 발생해도 무시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윈도 NT와 비교하면 진정한 의미에서 죽음의 블루스크린은 아니라고 코멘트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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