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오일이나 올리브 잎에서 추출할 수 있는 화합물인 엘레놀산이 비만과 2형 당뇨병 예방에 유망하다는 연구가 지난 6월 개최된 미국영양학회 연례 총회 NUTRITION 2024에서 발표됐다.
생활 습관 개선이나 공중보건적 대책은 가장 큰 2형 당뇨병 위험 요인 중 하나인 비만 증가에 대해 제한된 효과만을 발휘하고 있다. 또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은 시판되고 있는 현행 비만 치료제는 체중 감량 지속에는 효과가 없는 데 비해 비싸고 장기적인 안전성 위험을 동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더 안전하고 저렴하며 편리한 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식사와 관련된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고 있는 장관 내분비 세포인 L세포에 작용하는 천연 화합물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조사에선 L세포가 분비하는 장관 GLP-1과 펩타이드 YY(PYY)라는 호르몬이 단서로 주목받았다. 이런 호르몬은 포만감을 자극해 과식을 방지하고 혈당치와 대사를 제어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게 밝혀져 있다.
연구팀이 포만 호르몬에 작용하는 천연 물질을 찾는 스크리닝을 실시한 결과 장내에서 GLP-1과 PYY의 분비를 촉진하는 천연 화합물로 성숙한 올리브 열매나 엑스트라 버진 오일에 포함된 엘레놀산이 특정됐다. 엘레놀산에는 GLP-1과 PYY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과도해지면 섭식량이나 체중 증가를 초래하는 아구티 관련 펩타이드 생산을 조절하는 작용도 있어 이게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 연구팀은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연구팀이 당뇨병이 있는 비만 쥐에게 엘레놀산을 경구 투여하는 실험을 한 결과 엘레놀산을 섭취한 쥐는 대조군 비만 쥐에 비해 대사 건강 상태가 현저히 개선되어 단 일주일 투여로 체중이 감소하고 혈당치도 좋아졌다고 한다. 치료 시작 4~5주 뒤에는 혈당치와 인슐린 감수성이 마른 건강한 쥐와 동등한 수준까지 개선됐다.
연구팀은 엘레놀산이 혈당치를 개선시키는 효과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서 비만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리라글루타이드와 동등하고 2형 당뇨병 제1선택약인 혈당강하제인 메트포민보다 뛰어나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올리브 유래의 엘레놀산은 비만이나 당뇨병 상태에서의 호르몬 분비나 대사 개선에 유망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화합물은 식사로 인해 일어나는 생리학적 조건을 재현하고 장의 대사 호르몬 분비를 직접 촉진해 에너지 균형과 대사 건강 조절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천연 올리브나 올리브 오일에 포함된 엘레놀산 농도는 상당히 낮기 때문에 올리브 제품을 먹어도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고 한다.
연구팀은 실험 시 올레우로페인이라는 폴리페놀 일종을 분해해 엘레놀산을 조달했으며 이 방법을 사용하면 올리브에서 직접 엘레놀산을 추출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엘레놀산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영양학회 전문위원회 평가와 선고를 받은 것이지만 학술지에 게재되기 위해 필요한 심사를 받은 건 아니므로 그때까지는 잠정적인 연구 결과로 위치 지어진다. 연구팀은 앞으로 엘레놀산이 체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해 비만이나 당뇨병을 개선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향후 임상시험을 위한 안전성 확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