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 기자
미국자동차협회 AAA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는 걸 기술 덕에 더 편해졌다는 것보다는 더 무서워졌다는 느낌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응답자 중 63%가 무섭다고 답했지만 2019년에는 71%가 자율주행 차량 공포를 느낀다고 말하는 등 두렵다는 반응이 더 높아진 것. AAA 측은 자율주행 차량을 무서워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일어나는 자율주행 차량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그것이다.
지난해 3월 애리조나에선 자율주행 운전 중 우버 차량이 교통사고를 내 여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캘리포니아에선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통해 자율 주행을 하던 남성 운전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이런 사망 사고 탓에 자율주행에 대한 공포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AAA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면서 자율주행 차량 기술에 접할 기회가 있다면 소비자가 마음을 열고 의문을 조금이라도 없앨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조사에선 응답자 중 53%가 테마파크나 공항 등에서 저속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차량을 타보는 건 괜찮다고 답했다. 또 44%는 음식 배송이나 수하물 배송 등에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해도 괜찮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이번 조사 전까지만 해도 자율주행 차량에 타면 안정감을 갖기 시작하던 경향이 있었지만 2017년 상반기 진행한 조사에선 78%가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하반기에는 다시 63%로 떨어졌지만 올해 다시 공포감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AAA 측은 미국인 중 55%가 2029년까지 거리를 달리는 차량 대부분이 자율주행 차량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현재 자율주행 기술이 가진 장점과 한계를 이해하는 운전자가 늘면 미래에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 등장하고 실제로 타게 됐을 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지금은 4명 중 3명이 자율주행 차량을 타는 걸 두려워하지만 앞으로 교통 트렌드 자체가 변하기 전에 먼저 마음의 준비를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매년 미국에서만 3만 7,00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이 같은 사고로 인한 사망 대부분은 현재 차량이 일으킨 사고다.
자율주행에 완벽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까지 자율주행 차량이 일으킨 사망사고는 1년에 2∼3건이다. 음주 운전이나 판단 착오, 곁눈질 운전 같은 게 더 위험할 수 있지만 이보다 아직 기계에 맡겨 버린다는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더 큰 게 이유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