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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설탕세 덕에 아이 주스 통한 설탕 섭취량 감소”

영국 정부는 과도한 설탕 섭취로 인한 비만과 충치 예방을 목적으로 100ml당 5g 이상 설탕을 함유한 음료에 과세하는 소프트드링크 산업세(SDIL) 이른바 설탕세를 2016년 3월 발표하고 2018년 4월 시행했다. 소다세라고도 불리는 이런 시도에 대해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추적 조사를 통해 설탕 섭취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게 보고됐다.

역학 및 지역사회 건강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서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매년 실시되는 전국 식사와 영양 조사(UK National Diet and Nutrition Survey)에 200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참여한 성인 7,999명과 어린이 7,656명 설탕 섭취량을 조사했다.

이 연구에서 주목받은 건 포도당 등 단당류와 자당 같은 이당류를 총칭하는 유리당이다. 단당류 자체나 단당류가 2개만 결합한 이당류는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켜 당뇨병 등 원인이 되기 쉽기 때문에 WHO와 영국 영양과학 자문위원회는 유리당 섭취를 총 에너지 섭취량 10% 미만, 더 이상적으로는 5% 미만으로 제한할 걸 권장하고 있다.

조사 결과 설탕세가 발표되기 전에 비해 발표 뒤에는 어린이가 소프트드링크로부터 섭취하는 유리당이 절반으로 줄었고 성인의 경우에도 3분의 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식사와 음료를 합친 경우 섭취량도 꾸준히 감소해 유리당 총 섭취량은 어린이의 경우 하루 70g에서 45g으로, 성인은 하루 60g에서 45g으로 감소했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영국 설탕세가 성인과 어린이 설탕 섭취량을 크게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연구 결과에 용기를 얻었다며 2024년 7월 총선으로 출범한 새 정부는 현행 제도에서 과세가 면제되고 있는 다른 음료나 일부 식품에도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걸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면서 또 일률적인 과세가 아니라 음료 100ml에 포함된 설탕 1g마다 과세하도록 재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HO와 영국 영양과학 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성인 유리당 섭취량은 하루 30g, 7~10세 어린이는 24g, 4~6세 어린이는 19g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하루 45g이라는 결과는 여전히 가이드라인 권장치를 초과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섭취량이 꾸준히 감소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영국 치과의사회 관계자는 설탕세는 눈에 띄는 성과를 가져왔으며 효과적이라며 질병 예방에 관심이 있는 정부라면 과세 대상을 곡류 등으로도 확대해야 할 것이이락 밝혔다. 이어 이는 생활비를 늘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며 자발적인 개혁에 실패한 식품 산업계가 세제를 통해 올바른 행동을 취하도록 강제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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