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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80% “패스트푸드가 사치품이 됐다”

패스트푸드는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인상이 있었지만 최근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패스트푸드조차 쉽게 먹을 수 없게 됐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패스트푸드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도 미국인 80%가 패스트푸드가 사치품이 됐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인 렌딩트리(LendingTree)는 지난 4월 1∼4일까지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패스트푸드에 대한 견해와 행동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모두 18~78세 미국인이며 온라인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먼저 미국인은 패스트푸드를 먹는 빈도를 줄이고 있다. 오랫동안 패스트푸드는 바쁜 평일이나 요리할 기분이 나지 않는 날에 저예산으로 가족의 배를 채우는 선택지였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패스트푸드 가격도 상승해 미국인이 패스트푸드를 먹는 빈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5%는 최소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지만 62%는 가격 인상으로 인해 먹는 빈도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이런 경향은 가계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강하게 나타났으며 가격 인상 때문에 패스트푸드를 먹는 양이 줄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연봉 3만 달러 미만인 이들 중 69%에 달했지만 연간 10만 달러를 초과하는 수입이 있는 이들 중에서도 52%가 같은 응답을 했다.

또 응답자 65%는 지난 6개월간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높은 메뉴 가격이나 영수증에 청구된 금액이 높아 놀랐다고 응답했다. 이런 경향은 18세 미만 자녀를 둔 이들 중 72%에 달해 이제 패스트푸드점은 가족 모두가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게 됐음을 엿볼 수 있다.

다음으로 패스트푸드가 사치품이 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다수라는 것. 응답자에게 패스트푸드가 비싸져서 이제는 사치품이라고 생각한다는 문장에 동의하는지 물었을 때 78%가 예라고 답했다. 이 비율은 연봉 3만 달러 미만인 이들 중 83%, 18세 이상 자녀를 둔 부모 중 82%, 44~59세 X세대 중 81%, 18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중 80%였다.

다음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패스트푸드는 자신에게 사치품이라는 문장에 동의하는지 물었을 때 응답자 절반이 동의했다. 다시 말해 패스트푸드를 사치품으로 여기는 이들이 반드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렌딩트리는 이 결과에 대해 확실히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패스트푸드를 사치품으로 여기는 미국인 그룹은 이전부터 계속 존재했을 수 있지만 미국인 대다수가 그렇게 느끼게 됐다는 점은 문화적으로 큰 변화이며 골치 아픈 징후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미국인은 집에서의 식사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 렌딩트리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7%는 패스트푸드는 집에서의 식사보다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75%는 패스트푸드를 사는 것보다 집에서 식사하는 게 더 저렴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단하고 저렴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패스트푸드점에 가는 사람 비율은 28%였던 반면 집에서 식사를 만드는 사람 비율은 56%에 달했다고 한다.

이어 패스트푸드점에서 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 오랫동안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팁을 주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조사에 응답한 미국인 중 44%는 지난 6개월 동안 패스트푸드점에서 팁을 요구받았다고 답했으며 요구받은 사람 중 43%는 팁 지불을 거절했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수요에 따라 요금을 변동시키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그 중에서도 가격이 급등하는 서지 프라이싱(Surge Pricing)이 패스트푸드점에도 도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응답자 78%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피크 시간대 요금이 높아지는 서지 프라이싱을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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