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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기 구입했더니 “해당 기능은 준비중?”

AI 기기인 래빗 r1(rabbit r1)은 카메라와 음성 입출력 기능을 탑재하고 식사 배달 요청이나 이메일 발송, 음악 재생 등 다양한 작업을 AI 처리로 수행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제품을 구매한 사기 척결 유튜버(Coffeezilla)는 래빗 r1이 사기성 제품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래빗 r1 외형은 디스플레이와 전후방 카메라, 조작 휠을 갖춘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 발표 당시에는 AI를 사용해 대화를 나누면서 메뉴를 결정하고 음식 배달 서비스에 주문하기, 선호하는 음악을 전달하고 재생하기 같은 조작이 가능하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실제로 래빗 r1을 구매한 사용자는 AI 응답 품질이 낮다, 배달을 요청해도 ‘해당 기능은 준비 중이라고 말하는 등 완성도가 낮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다. 유튜브 영상 59초 부근부터는 실제로 래빗 r1을 사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침 식사를 주문해달라고 요청해도 도어대시 래빗은 점검 중이라고 대답하거나 모두에게 조금 늦는다고 전해 달라고 요청해도 직접 연락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하는 등 AI 어시스턴트로서 전혀 쓸모없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래빗 r1 개발팀은 이 제품에는 대규모 행동 모델(Large Action Model)이 탑재되어 있어 웹페이지 버튼 배치 등을 이해하고 호텔 예약 등을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내부에서 브라우저 자동화 앱 플레이라이트(Playwright)를 실행하고 있을 뿐이며 AI가 웹페이지 버튼 배치를 인식하는 기능은 구현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플레이라이트 스크립트는 본체에 하드코딩되어 있어 대응하는 웹사이트 레이아웃이 조금이라도 변경되면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튜버는 이런 상황을 근거로 래빗 r1을 사기성 제품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제품을 판매하는 래빗(rabbit inc) 측은 이전에 사이버매뉴팩처(Cyber Manufacture C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기업이다. 사이버매뉴팩처는 주로 NFT를 다루는 회사로 NFT 기반 게임 GAMA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자금을 모집한 적도 있지만 결국 GAMA는 제품화되지 않고 프로젝트가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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