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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정부, 국가 발행 ID카드‧생체인식 악용해…

아프리카 동부 내륙국 우간다 공화국에선 얼굴, 지문, 홍채 등 개인마다 고유한 신체적 특징을 기록하고 개인을 식별하는 생체인식 도구의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간다 정부는 이 도구를 정치인이나 저널리스트, 인권 활동가, 일반 시민을 감시하기 위한 도구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우간다에선 2014년경 국가식별등록국(NIRA)을 설립하고 생체인식 기술을 사용한 ID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현재 우간다 국내에서 국민 60%가 등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휴대전화용 SIM카드 취득이나 은행 거래, 선거 투표, 병원 서비스를 이용할 때 NIRA가 발행한 ID카드 제시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 생체인식 시스템이 감시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인권 활동가나 저널리스트 활동 감시 외에도 정부나 법집행기관 고위 관리가 자신에 대한 정치적 위협으로 간주되는 개인을 표적으로 감시를 실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 우간다 인권 변호사는 정부 감시로 인해 자신의 일에는 이제 비밀유지의무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갑자기 정부 조직에 의해 체포되어 부당한 심문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생체인식 시스템을 사용한 ID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는 큰 장점이 있다고 전제한 뒤 유일한 문제는 불완전하고 잔인한 정부가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반대파나 정권을 비판하는 인물을 억압하는 데 악용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우간다에서는 살인 사건이나 폭력을 동반한 강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며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생체인식 시스템 등록으로 당국이 범죄자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특정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반면 인권운동가에 따르면 생체인식 시스템 도입 이후 우간다 국내에서 범죄에 대한 정의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소규모 정치 시위에 참여하거나 정치인을 불쾌하게 만드는 SNS 게시물을 올리는 것까지 범죄 행위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도에선 소셜미디어 오용이나 악의적 정보 공유에 관한 광범위한 우간다 법률은 당국에 비판자를 강제로 침묵시킬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저널리스트이자 인권 활동가인 아게더 아투하일은 2022년 우간다 의회가 73만 7,000달러나 되는 세금을 투입해 의회 의장과 직원 1명을 위해 고급 차량 2대를 조달했다는 뉴스를 전했다. 보도를 접한 우간다 국민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부패가 보도된 우간다 정부는 즉시 범죄수사부서에 아투하일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당국은 법원 명령이나 법적 근거 없이 그의 행동과 전화 기록, SNS 계정 추적을 실시하고 있다.

인권운동가는 정부나 법집행기관 누군가가 NIRA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특정인을 조사하거나 누구와 대화했는지, 가족이 어디 사는지 알아내고 싶어 하면 적절한 절차 없이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며 아투하일 같은 경우는 특별한 게 아니라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우간다 경찰은 경찰 얼굴사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을 추적할 경우 NIRA에서 사진을 입수해 전국에 구축된 감시카메라 시스템에 입력하면 그 사람이 네트워크상 카메라에 찍히면 AI가 이를 감지해 당국에 통보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고 한다.

또 다른 경찰은 법원 명령 없이 친구나 동료를 위해 어떤 개인 사진, 지문, 경력 등 정보가 포함된 NIRA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반면 NIRA 사무국장은 법집행기관이 NIRA 데이터베이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며 법원 명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25년 경력에서 이처럼 우수한 개인 식별 시스템은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우간다에서는 차량 번호판에 장착된 추적 장치를 통해 국내 모든 차량에 대한 실시간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 구축이 진행 중이다. 일부 정부 기관은 이 시스템에 반발하고 있으며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무차별적인 대량 감시를 가능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우간다에서는 2026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지만 현재 6선에 도전하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재선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운동가는 앞으로 무세베니 대통령 아래 국민 감시 체제가 더 정교해지고 하이테크화되는 등 지금보다 더 엄격해질 걸 우려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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