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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투표해주면 실크로드 창설자 형량 줄여주겠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3 정당인 자유당 전국대회에 참석해 자신에게 투표해주면 종신형 2회를 선고받은 암호거래 사이트 실크로드 창설자인 로스 울브리히트 형량을 감형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제도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 두 정당만 있는 것은 아니며 주의회나 지방의회에서는 제3 정당 후보가 당선되기도 한다. 자유당은 제3 정당 중에서 규모가 큰 정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유당 전국대회에 참석했을 당시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고 하며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목소리는 죽어라 같은 야유로 가려졌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투표해주면 실크로드 창설자 로스 울브리히트 형량을 감형하겠다고 말했을 때에는 환호가 일었다고 한다.

울브리히트는 불법 약물 거래 등에 이용되는 암호거래 사이트 실크로드 창설자로 FBI에 체포되어 종신형 2회와 가석방 없는 4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울브리히트는 자유주의자이며 많은 자유주의자가 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어 당 대회에서도 로스를 자유롭게(Free Ross)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범죄 중대성에 따라 마약 딜러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어 트럼프 발언 이후 연설한 자유당 대통령 지명 후보 체이스 올리버는 여기 와서 우리에게 아첨하려 했던 트럼프가 울브리히트 이름을 알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냐며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미 의사당 폭동 사건을 계기로 주요 SNS에서 추방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트루스 소셜을 활용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루스 소셜이 사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통계가 발표됐다.

액세스 분석 도구를 제공하는 시밀러웹(Similarweb) 조사에 따르면 5월 미국에서 트루스 소셜 일일 방문자 수는 4월에 비해 21% 이상, 3월에 비해 3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3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의 트루스 소셜 월간 평균 방문자 수는 400만 명으로 이는 2023년 4월 이전 1년 동안에 비해 39% 감소한 수치다. 이를 통해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많은 사용자가 플랫폼을 떠났다는 게 드러났다.

실제로 미국에서의 트루스 소셜 일일 활성 이용자 수 추이를 보면 2024년 초부터 3월 말까지 증가세를 보였지만 5월 중순에는 연초 수준으로 하락했다. 트루스 소셜을 운영 중인 트럼프 미디어는 자사에서 트루스 소셜 이용 실태를 측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해당 조사 결과에 대해 가짜 뉴스 네트워크가 가짜 분석 결과를 보도하고 있는데 왜 우리가 이에 대해 코멘트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한편 트럼프 미디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동사 모든 수익원이 광고에 의존하고 있으며 사용자 참여도 저하로 인해 트루스 소셜이 광고주로부터 외면 받아 사업이 위태로워질 수 있음이 드러났다.

시밀러웹은 지난 3월 트럼프 미디어가 상장하면서 일시적으로 사용자 수가 회복되어 모바일 트루스 소셜 활성 사용자 수가 2∼3월 사이 5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GWS Magnify)에 따르면 트루스 소셜 월간 사용자 수는 3월 140만 명으로 신기록을 세웠고 그 기세가 4월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미국에서 트루스 소셜 데스크톱과 모바일 버전 총 월간 액세스 수 추이를 보면 2021년 10월 설립된 트루스 소셜은 2022년 2월 정식 서비스 시작 후 6개월간은 이용자 수를 꾸준히 늘렸지만 이후로는 등락을 반복하며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어 2024년 들어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GWS매그니파이는 트루스 소셜이 열성 사용자층 확보에 장애가 되는 2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는 리텐션 그러니까 사용자 유지력이다. 동사 조사에 따르면 트루스 소셜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빈도가 주 2회를 밑돌아 엑스, 페이스북, 틱톡, 레딧, 핀터레스트 등 경쟁 앱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번째 문제는 경쟁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와의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보도에선 트루스 소셜의 가장 독특한 특징이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정보를 발신한다는 점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GWS매그니파이 측은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트루스 소셜 사용자는 앱에 접속하는 빈도가 훨씬 낮고 1회 이용 시간 역시 매우 짧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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