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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2년 만에 구축한 방대한 EV 충전기 네트워크

아마존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자동차와 EV 충전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은 불과 2년 만에 1만 7,000대 이상 EV 충전기를 도입했는데 이렇게 빠른 EV 전환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아마존은 향후 수십 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며 해결책으로 전기자동차 도입을 추진 중이다. 미국 워싱턴주 메이플밸리에 위치한 아마존 창고에서는 리비안오토모티브(Rivian Automotive) 전기차가 배송에 사용되고 있으며 309대에 이르는 지멘스 EV 충전기를 이용해 차량을 충전한다. 배기가스 제로 배송이 가능해져 아마존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손쉽고 간단한 방법 중 하나다.

아마존은 2년 만에 미국 전역 120개 창고에 1만 7,000대 이상 EV 충전기를 설치했다. UPS나 페덱스 같은 운송업체도 자체 EV 보급 계획을 내놨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아마존은 경쟁사보다 EV 전환을 더 빨리 추진하며 2030년까지 전체 배송 절반을 무탄소 배송으로 하겠다는 공약을 철회하고 더 광범위한 기후변화 대응 목표로 전환했다.

전력회사와 아마존간 제휴를 돕는 산업단체 EEI(Edison Electric Institute) 측 관계자는 아마존이 기후변화 목표와 배송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면 이게 실제로 작동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존은 2022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9년보다 40% 증가한 7,100만 톤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 내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부분은 항공 화물 운송, 해상 운송, 건설, 전자기기 제조 등 명확한 무탄소 대안이 없는 활동에서 비롯된다. 아마존은 장거리 트럭 운송에서의 탈탄소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도시 지역 상품 배송 등에서 EV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 일환으로 아마존은 리비안에 거액을 투자하고 EV 10만 대를 주문했다. 지금까지 이미 1만 3,500대에 이르는 리비안 전기차가 배송에 활용되고 있으며 아마존은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회사는 지금까지 주로 가정용 EV 충전설비에 전력을 공급해왔기 때문에 아마존 EV 충전기 네트워크에 전력을 공급하는 건 새로운 시도였다. 미국 정부 전력사용량 추정치에 따르면 공업 지대 9,300m2 규모 창고에는 주로 환기와 공기순환용으로 50kW 전력이 공급되는데 아마존 창고는 주차장에 100대 규모 EV 충전기가 설치되어 필요 전력량이 10~20배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송전망에 여유가 있다면 비교적 빠르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이에 아마존은 2020년부터 국내 주요 전력회사와 협의해 어느 창고에 얼마만큼 전력이 필요한지 조사를 시작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팬데믹 기간 새로운 기기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오래된 변압기를 아마존용으로 재활용하기로 했다며 사내에서 상당히 창의적인 방안을 내놓아 아마존이 원하는 걸 확실히 확보하고 일정에 맞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커먼웰스 에디슨(Commonwealth Edison)은 시카고 지역 4개 아마존 창고에 EV 충전기용 전력을 공급 중이다. 아마존이 창고에 설치하는 EV 충전기 비용은 5,000만 9,00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되며 주차장 땅을 파고 배선하거나 배전반이나 캐비닛을 설치하면 2배 비용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EV 관련 설비에 어느 정도 자금을 쏟아 부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마존 EV 도입이 진행되면서 배송차량 운영비용도 기존 화석연료 차량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마존은 EV 운영비용 등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운영비용은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EV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고 효율성이 높아져 더 나은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 배송 기사는 대체로 리비안 전기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 배송서비스 업체는 리비안 전기차 수리가 가능한 자동차 공장이 거의 없어 차체 수리비용이 기존보다 2~3배 들고 예비부품 구입도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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