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바(Canva)는 웹 브라우저상에서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한 서비스로 누구나 쉽게 배너나 SNS용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다는 걸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AI 이미지 생성 기능도 탑재하며 사용자 수를 늘려 2023년 캔바 연간 수익은 21억 달러를 넘겼으며 2024년 1월 기준 월간 1억 7,000만 명에 달하는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어피니티(Affinity)는 디자인 도구인 어피니티 디자이너, 사진 편집 툴 어피니티 포토, DTP 도구인 어피니티 퍼블리셔로 이뤄진 유료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윈도와 맥, 아이패드용으로 출시됐다. 어피니티는 각각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 인디자인 대체 도구로 알려져 있으며 월정액 과금 방식인 어도비와 달리 구매 1회성 과금이라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캔바는 디자인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전문가용 서비스는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어피니티 인수는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한 합리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캔바 측은 지난 10년간 자사는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은 지식 노동자 99%에 중점을 뒀지만 전 세계에 진정한 디자인 역량을 제공하려면 전문 디자이너에게도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며 어피니티와 손잡아 모든 수준과 단계 디자이너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캔바 공동 창업자인 캐머런 아담스는 자사 제품팀은 이미 논의를 시작했으며 일부 통합 계획도 있지만 제품 자체는 계속 분리될 것이라며 어피니티 애플리케이션은 캔바와는 별도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캔바 측 COO는 한 인터뷰에서 이번 인수는 현금과 주식을 섞어 이뤄졌으며 가치는 수억 파운드 규모라고 밝혔다.
한편 캔바는 어피니티 인수와 관련한 4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경쟁사인 어도비는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서비스로 포토샵, 프리미어 프로 등 소프트웨어를 관리하고 있다. 이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에 등록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면 월간 또는 연간 유료 구독 플랜에 가입해야 하며 소프트웨어 구매형은 없다. 반면 어피니티는 출시된 디자이너, 포토, 퍼블리셔 3종 모두 영구 라이선스를 구매형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 역시 어도비보다 저렴해 어도비 대체 도구로 인기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캔바가 인수된다는 발표 이후 어피니티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어피니티는 앞으로 미래와 어피니티 커뮤니티에 대한 약속을 더 공유하고 싶다며 4가지 서약을 공개한 것.
첫째 어피니티 영구라이선스를 포함해 공정성과 투명성, 합리적 가격 정책을 실천하겠다는 것. 어피니티는 디자인을 공평하고 접근 가능하게 만든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영구라이선스 구매형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캔바 사용자가 어피니티를 새로운 옵션으로 사용하고 싶을 경우를 위해 구매형 외에 구독형도 추가 예정이라고 한다.
둘째 스탠드얼론 제품군으로 지속적 투자를 통행 어피니티 제품군 확장에 전념하겠다는 것. 캔바 인수로 어피니티 개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어피니티는 공유 리소스를 활용해 어피니티 제품군 확장에 힘쓰겠다며 가변 폰트 지원, 자동 객체 선택, ePub 익스포트 등 많이 요청받은 기능 출시를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셋째 학교와 비영리단체에는 계속 어피니티를 무료 제공하겠다는 것. 캔바는 전 세계 교육기관과 비영리단체에 프리미엄 플랜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어피니티 역시 이들 기관에 라이선스를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마지막은 앞으로도 디자인 커뮤니티 의견을 경청하고 중시하겠다는 것. 캔바는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을 위한 서비스이며 어피니티는 프로페셔널 크리에이터 디자인 도구다. 캔바에 인수되면서 어피니티가 디자이너용 도구가 아니게 될 것이란 우려에 어피니티는 무엇이 필요한지 디자인 커뮤니티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며 따라서 고객 아이디어, 피드백, 요구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겠다며 사용자 의견 수렴 플랫폼을 공개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