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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법원 “이 사람은 비트코인 발명자 아니다”

자신이 비트코인을 발명한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해온 컴퓨터과학자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에 대해 영국 고등법원이 나카모토 사토시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라이트는 2016년 자신이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밝혔다. 2022년에는 자신이 나카모토 사토시가 아니라고 주장한 이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이는 피고 측 발언이 라이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 라이트가 사토시인지 여부 자체를 다룬 건 아니었다.

2021년에는 비영리단체 암호화폐오픈특허연맹 COPA가 라이트를 상대로 비트코인 백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2월부터 열린 고등법원 재판에서 판사는 라이트는 비트코인 백서 저자가 아니며 2008~2011년 나카모토 사토시 필명으로 활동한 인물이 아니며 비트코인 시스템 발명자가 아니라는 점, 비트코인 초기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아니라고 판시해 라이트가 나카모토 사토시가 아니라고 확인했다.

COPA 측은 “이 판결은 개발자, 오픈소스 커뮤니티, 진실을 위한 승리”라며 “8년 넘게 라이트와 그의 재정적 지원자가 사토시 신분을 둘러싸고 거짓말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라이트를 밀어주던 기업가 칼빈 에어는 판결 이후에도 “크레이그가 법적으로는 사토시가 아닐지언정 그는 비트코인을 발명한 사람이며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지지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판결로 라이트가 비트코인 실제 창안자인 나카모토 사토시가 아니라는 게 법적으로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라이트 본인과 그의 지지자는 여전히 자신이 실제 발명자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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