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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의회, 근무시간 외 연결되지 않을 권리 법안 통과

하루 일과를 끝내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상사로부터 업무 관련 메일이나 메시지가 도착해 지친 기분을 경험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근무시간외 업무에 관한 이메일을 무시하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 법제화가 일부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호주 의회 상원인 원로원이 2024년 2월 노동자의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때 근로자는 회사나 직장에 있는 시간대만 일을 해야 하며 퇴근하고 귀가하면 업무에서 해방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퇴근 이후에도 휴대폰이나 이메일, 메시지 도구로 연락이 용이하게 되면서 근무시간외인데 업무 관련 연락에 대응해야 하는 사람이 증가했다. 또 재택근무 확산으로 직장과 사생활 경계가 모호해진 것도 이런 경향을 가속화, 실질적으로 깨어나 있는 동안 계속 회사와 연결되어 있는 상태가 된 노동자가 늘고 있다.

근무시간외 이메일은 직원에게 큰 스트레스나 피로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최근에는 노동자가 근무시간외 연락을 무시하는 걸 인정하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 법제화가 일부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호주 의회 상원이 2024년 2월 근로자가 근무시간외 전화나 이메일을 무시할 권리 보호를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서 호주 근로자는 근무시간외 불합리한 커뮤니케이션을 거부할 수 있으며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행사한 직원에게 기업이 어떤 별을 준 경우 고용주에게 벌금 등이 부과될 수 있다.

호주노동조합(Australian Unions)은 호주 풀타임 근로자 79%가 일정 시간 외에 일했으며 연간 280시간 무료 노동을 하고 있다는 계산이라고 지적하고 연결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새로운 법안을 환영했다. 조합에 따르면 직원은 근무시간외 연락을 거부해 분쟁이 발생하면 공정노동위원회에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연장근로 노동자 등은 근무시간 외에도 이메일을 체크하지 않으면 연장근로 변경 등 연락을 눈치 채지 못하고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대 변경 같은 합리적 이유가 있을 경우 고용주가 근무시간 외 근로자에게 연락하는 게 인정되지만 근로자는 이에 응답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편 경제단체와 보수파 야당은 새로운 법안이 성급하며 기업에 불이익을 준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 법안은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고용과 기회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도 법안이 생산성, 고용, 성장, 투자 등 경제적 성공에 빠뜨릴 수 없는 요소를 개선하는 게 아니라며 노동자는 이미 불합리한 노동시간에 대한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이번 법안은 곧바로 하원에서도 가결 전망이지만 호주 정부는 이메일을 보낸 상사에게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등 조항은 수정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상원에서 가결 전 고용주에 대한 형사 처벌을 폐지하려 했지만 야당 측 협력을 얻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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