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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본주의 개혁, 극빈층 구했다고 알려졌지만…

중국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에 걸쳐 경제를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하는 개혁 개방을 실시했다. 이는 중국에서 극도의 빈곤을 박멸했다는 견해가 많은 전문가 사이에서 정설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빈곤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을 대량으로 낳았다고 지적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세계은행 보고에 따르면 중국에선 1980년 이후 40년간 1일당 수입이 1.9달러를 밑도는 사람이 7억 7,000만 명 감소했다고 한다. 그 결과 중국에서 극도의 빈곤률은 세계 최고였던 1981년 88%에서 2018년에는 사실상 제로가 됐다. 이 보고서에선 세계은행은 중국의 빈곤과의 전쟁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왔다고 칭찬하는 중국 고위 관계자 의견을 소개하고 중국은 다른 개발도상국에게 모범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 견해는 회의적이다. 이에 따르면 세계은행 계산은 구매력 평가라는 지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구매력 평가는 일반인 구매력을 국가간 비교에 사용되는 표준 기법으로 유명한 빅맥지수도 이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 방법은 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서비스나 상품에 대한 구매력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빈곤 개선을 추구하는 지표로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하는 문헌이 늘고 있다.

이번에 학술지(New Political Economy)에 게재된 논문에선 OECD가 발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국에 있어 극도의 빈곤률을 산출해 기본 필요를 충족시키는 비용에 대한 소득을 평가했다. 분석에 사용된 사는데 최저 필수 물품은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 필수 영양소, 3제곱미터 주택비, 의류, 난방기구, 비누 가격 등 다양하다.

연구 결과 사회주의 시대 말기에 해당하는 1981년부터 1990년 중국에서의 극도의 빈곤률은 불과 평균 5.6%로 개발도상국 중에서 가장 낮은 부류인 걸 알 수 있었다. 국가 규모가 같은 정도인 개발도상국에 비해 인도는 51%, 인도네시아는 36.5%, 브라질은 25.9%였다.

하지만 중국 빈곤률은 시장 개혁을 경계로 급증했고 1995년 정점에는 67.7%에 달했다. 이는 가격 규제 완화에 의해 식비와 주택비가 상승하고 저소득층 가계가 압박된 게 원인이라고 보여지고 있다. 사는데 필요한 의식주 가격을 근거로 계산하면 보통 믿는 정설과는 대조적으로 1980년부터 1990년경까지의 중국 빈곤률은 낮았지만 1990년대 중반에는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이후 중국 경제는 4배로 성장했지만 2018년 빈곤률은 1981∼1990년과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렀으며 세계은행이 산출한 사실상 제로에는 이르지 않았다. 연구자는 이전 중국 빈곤률이 낮았던 건 사회주의 정책이 식량과 주거 가격을 통제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가 외에도 평균 수명과 유아 사망률, 평균 취학 연수, 전기 이용 가능 인구 비율 등 많은 사회 지표가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연구팀은 눈부신 중국 산업 발전은 현대적인 전기 제품, 정보 기술, 기타 상품에 대한 접근을 대폭 개선시켰지만 기본적인 영양소와 주거에 대한 접근에 대해 많은 중국인이 시장 경제로의 전환으로 고통 받는 게 눈에 띈다며 산업 발전은 중요하지만 적어도 자본주의 개혁과 사회 정책 축소라는 맥락에서 극도의 빈곤을 줄일 수 없다는 걸 암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발견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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