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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노트북 속 5nm 칩, 분해 조사해보니…

미국에선 2019년경부터 중국 제품에 대한 수출입에 규제가 걸렸고 중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판매되던 화웨이 제품은 궁지에 몰렸다. 미국에서 부품 구입도 어려워진 화웨이는 중국 정부 힘도 빌려 자급자족 제품 제조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보도됐지만 화웨이 제품을 분해 조사한 결과가 밝혀져 눈길을 끈다.

화웨이는 미국 규제를 피해 제조하기 위해 독자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이전부터 알려져 왔다.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에 대해선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인 SMIC를 통해 독자 설계한 걸 확보하고 있어 2023년 발표된 메이트 60 프로에선 화웨이 첫 독자 설계 7nm 제조공정이 채택된 것도 밝혀졌다.

한편 더 고성능인 5nm 제조공정을 이용한 반도체 확보에는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견해도 있다. 반도체 제조에는 EUV 장치가 필요하지만 이를 거의 독점적으로 취급하는 제조사인 ASML이 중국 수출 규제에 나서 중국은 대신 DUV 장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DUV 장치에서 7nm 제조공정을 해소해도 5nm 공정에선 타국보다 대폭 늦어지게 됐다.

그런데 2024년 화웨이가 발표한 노트북인 칭윈 L540(Qingyun L540)에는 5nm 제조공정을 이용한 반도체가 사용됐다. 이에 따라 드디어 SMIC가 5nm 제조공정 제품 제조까지 가능하게 된 것 아니냐는 기대와 의혹이 나왔다. 기술 분석 전문 기업인 테크인사이트가 칭윈 L540을 실제로 분해해 제조업체 정체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칭윈 L540에 사용된 SoC인 기린 9006C(Kirin 9006C)에 사용된 칩은 SMIC 것이 아니며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인 TSMC 것이었다고 한다. 더구나 기린 9006C 사양은 2020년 제조된 기린 9000과 비슷하다고 한다.

기린 9000은 TSMC에 수출 규제가 걸리기 직전 제조된 것으로 2020년 10월 발표된 스마트폰인 메이트 40에도 채택된 칩이다. 칭윈 L540에 탑재한 기린 9000은 2020년 8월 24일주 패키징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떤 이유로 비축했던 걸 지금이 되어서야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번 발견은 SMIC가 5nm 제조공정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는 추측을 일축한 것으로 시장 기대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도 이후 SMIC 주가는 2% 하락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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