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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50년대부터 영원한 화학물질 위험 알았지만…

PFAS는 열이나 약품에 강하기 때문에 프라이팬 코팅이나 패스트푸드 포장지, 거품 소화제 등에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PFAS는 장기간 환경에 남는 탓에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도 불리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화학 제품 업체인 3M은 1950년대부터 PFAS가 주는 환경과 인체에 대한 위험성을 알면서도 수십 년에 걸쳐 숨겨 왔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3M 과학자는 PFAS를 포함한 화학물질이 인간과 동물 체내에 축적되어 있다는 걸 1950년대부터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 또 PFAS는 환경 중에 분해되지 않거나 미국민 혈액 중 PFAS가 퍼지고 있는 것, 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 등을 확인했음에도 1979년 3M은 인간 혈액에서 발견된 PFAS 존재를 숨기도록 지시한다. 더구나 자사 연구자에 대해 3M은 재판에서 어떻게 판단될지 모르니 PFAS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메모로 남기거나 이메일로 논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1975년 로체스터대 연구자는 텍사스와 뉴욕 인간 혈액 샘플에서 PFAS를 발견하고 3M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 발생원으로 테프론 가공 조리 기구나 스카치가드 등을 지적했다. 하지만 3M 과학자는 이 지적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해 몰랐다고 호소하며 스카치가드는 유해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고분자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 것.

더구나 3M은 1976년 요청에 따라 혈액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3M 일부 공장 직원 혈액으로부터 일반적인 경우보다 1,000배 PFAS가 확인됐다. 이 사건에 대해 3M은 미국환경보호청 EPA에 보고할 법적 의무가 있었음에도 사내 기밀정보로 오랫동안 숨겨 왔다.

이후 PFAS가 기존 예상보다 독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을 때 3M 내에서 적절한 정부기관에 보고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악영향 증거가 없다며 정부기관에 보고했다. 3M 측 과학자는 1998년 3M이 방출한 PFAS가 들새 혈액에 포함되어 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다양한 야생조류에 PFAS가 도입되어 있는 걸 확인했고 많은 야생조류가 물고기를 먹기 때문에 음식 공급망에서 PFAS가 다양한 동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인정됐다.

들새 혈액에 PFAS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수달이나 물개 등 다른 물고기를 먹는 포유류에도 PFAS가 섭취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동시에 인간에게도 PFAS가 섭취되고 있을 가능성을 3M에 지적하고 EPA에 대한 보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학자에 따르면 3M 측은 곧바로 대응하지 않고 팀을 해산시켰다고 한다. 1999년 3M을 퇴직한 이 과학자는 EPA에 화학물질이 동물 혈액에서 발견됐다는 고발문을 제출했고 이후 3M에 대한 EPA 조사가 시작됐다. 3M이 지금까지 PFAS 위험성과 지적을 묵살해온 것에 대해 그는 환경에 있어서의 안전성보다 시장에 대한 영향이나 법적 대응이 이뤄질 가능성, 이미지 하락에 관심을 둔 건 상당히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3M에 대해선 2000년 이후 EPA 조사가 실시되고 PFAS에 관한 지식도 퍼졌다. 그 결과 3M에 대해 대규모 재판이 이뤄지며 2023년 6월에는 원고 측과 3M이 13년간 최대 125억 달러 화해금을 지불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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