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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선택한 2023년 올해의 10대 뉴스는?

영국 미디어 가디언이 과학자를 대상으로 선정한 2023년 10대 뉴스를 꼽았다.

이에 따르면 첫 번째는 인도 달착륙선이 달 뒷면에 착륙한 것. 여러 국가가 차례로 로켓을 달에 보냈지만 추락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운데 인도 찬드라얀3호가 2023년 8월 지금까지 누구도 성취한 적이 없었던 달 남극에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천체물리학자에 따르면 찬드라얀3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이것 외에도 7,500만 달러라는 달 탐사 계획으로는 파격적인 저예산으로 달 착륙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착륙 2주 뒤 찬드라얀3호는 수면 모드에 들어가 깨어나지 않았지만 달 표면에서의 황 검출과 달 토양이 우수 단열재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미션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2번째는 SF 같은 AI 출현. 일정 순간이 기술적 전환점이었다는 걸 알 수 있는 건 흔히 후일이 되어야 알게 되지만 2023년은 AI로 전 세계가 바뀌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희귀한 해였다는 지적이다. 2022년 출시된 챗GPT는 2023년 폭발적으로 유행했으며 높은 정확성과 광범위한 지식으로 사용자를 매료시켰다. 챗GPT 성공은 IT 업계에 생성형 AI 경쟁을 한층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챗GPT가 이렇게까지 도약한 이유는 브라우저만 있으면 누구나 지상에서 가장 세련된 AI와 대화할 수 있는 접근성이라는 지적이다. 챗GPT는 영화에 나와도 위화감이 없고 SF 영화 스타트렉 컴퓨터보다 훨씬 세련됐다며 오랫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 AI를 사용해왔지만 드디어 AI다운 AI가 등장한 셈이다. 정말 뭔가를 향한 큰 시작인 건 분명하다.

3번째는 고도의 수학을 하는 소녀. 한 대회에서 삼각법을 이용한 피타고라스 정리에 대한 새로운 수학적 증명을 발표했다. 1940년 저술된 피타고라스의 명제에서 수학자인 엘리사 루미스는 삼각법에 의한 증명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잭슨은 법칙과 무한한 기하급수를 이용한 와플콘 증명이라는 독창적인 증명을 고안해 수학자를 놀라게 했다.

이들의 공적에 대해 한 영국 교육자가 물리는 어려운 수학을 포함해 여성이 물리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지만 잭슨과 존슨은 이와 반대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4번째는 아프리카에서 이동해온 인류에 관한 통찰. 인류가 아프리카 발상인 건 잘 알려져 있지만 연구 대부분은 고대 화석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2023년 10월 현대 아프리카인 유전자에 조금 포함된 네안데르탈인 DNA가 25만 년 전 유라이사 대륙 어딘가에서 로모사피엔스 계통에 들어간 걸 밝혔다. 전문가는 이는 사소한 발견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다지 다루지 못한 사람과 지역에 대해 알아보면서 인류 자신의 성립에 대해 많은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평가다.

5번째는 가장 더운 1년. 2023년은 지구 기온을 올리는 기상 조건이 겹쳐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게 확실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인 뉴스는 아니다. 전문가는 영궁에선 지금까지 없던 그린 에너지가 생산되고 있으며 AI 예보에 의해 인간 기상예보자가 100만 명 있어도 할 수 없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전례없는 속도로 기상과 기후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또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위성 SWOT는 지구상 모든 물이 어디에 있는지 측정해 미래 재해 발생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는 삶은 개구리 이론에 따라 인간은 자신이 개구리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삶은 개구리이며 지구 온난화 원인이며 지구에서 장엄한 실험을 하는 사이코패스라는 걸 자각했을 경우에만 자신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6번째는 겸상적혈구증과 베타탈라세미아에 대한 새로운 크리스퍼(Crispr) 요법. 겸상적혈구증은 적혈구 기형에 의해 빈혈 등 증상을 나타내는 유전자 이상이다. 또 베타탈라세미아 는 헤모글로빈을 형성하는 아미노산 사슬 이상으로 인한 유전 질환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런 질환은 모두 흑인이나 중동, 아프리카에 뿌리를 둔 사람 등 인종간 불평등하게 고통 받는 사람에게 많은 질병이라고 한다.

영국 정부는 2023년 11월 이런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카스게비(Casgevy)라는 유전자 편집 기술(Crispr-Cas9) 게놈 편집 기술을 승인했다. 겸상적혈구증과 베타탈라세미아 새 치료 기술이 전 세계에서 영국에서 먼저 승인된 것에 대해 영국이 겸상적혈구증과 베타탈라세미아 에 대한 생명공학 치료 선구자가 될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7번째는 획기적인 비만 치료약인 우고비(Wegovy). 전 세계에는 7억 3,500만 명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가운데 6억 5,000만 명은 비만이나 칼로리 과잉 섭취 문제를 안고 있어 이미 과체중으로 죽은 사람이 아사자를 웃도는 사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래 당뇨병 치료약이던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우고비가 2023년 비만치료제로 승인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304명을 대상으로 2년간 실시된 우고비 임상 시험에선 참가자 체중을 15% 낮춘 게 확인됐다고 한다.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년간 대규모 연구에선 우고비가 뇌졸중과 심장 발작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8번째 초전도체 주장이 저항에 직면한 것. 전도체 LK-99 관련 논문이 발표되면서 전 세계가 흥분과 회의를 오가는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전 세계 연구실이 연구 결과를 재현하려 했지만 이후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재현할 수 있었던 주요 연구 기관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실온 초전도 징후를 나타내는 충분한 증거가 없었다는 견해가 많았다.

전문가는 이 얘기가 주는 교훈은 과장된 결론을 서두르기 전에 신중한 재료 특성화가 필수적이며 LK-99는 과학자가 요구하는 전설의 성배는 아니었지만 실제 실온 초전도체 탐구가 방해받지 않고 앞으로도 흥미로운 새로운 연구에 대한 예기치 않은 길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9번째는 제초제와 살충제와 관련한 조류 감소. 올해는 지구 온난화와 함께 2023년 자연 재해로 야생동물의 급격한 감소를 꼽을 수 있다. 동물 감소가 임박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보도에서 취급되는 양은 기후 재해 8분의 1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문제시되는 건 유럽에서의 들새 감소다. 한 연구팀은 28개국 2만 개소에서 170종 조류 데이터를 조사했다. 그 결과 사인은 농업 확대 그러니까 살충제나 비료 사용량 증가가 새에게 식량을 빼앗아 건강을 손상시킨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은 줄기 세포를 이용한 배아 모델 유망 연구. 착상 후 초기 인간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가 2023년 6월 잇따라 발표됐다. 이런 실험 결과는 줄기세포가 체조직으로 분화하는 놀라운 능력을 밝혀내고 이 분야 연구가 겪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연구자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아 모델 연구에는 통상 배아를 이용한 연구를 대체하는 실용적이고 더 윤리적인 선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과학자는 선천성 질환과 유산, 아직 실패가 많은 생식 보조 의료에서 인간이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성장하고 뭐가 잘못되는 원인인지에 대해 많은 걸 배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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