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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車, 도심 교통망 마비 위험?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안전하게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 조금씩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보급은 인간을 운전에서 해방시켜줄 뿐 아니라 교통사고나 정체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자율주행 차량이 보급되면 곳곳에서 정체가 발생하고 도로 교통망이 마비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자율주행이 일반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 가운데 하나는 주차 문제 해결이다.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해야 움직인다는 상식이 자율주행에 의해 사라지면 사람이 차에서 내린 뒤에도 주차장이나 길가에 차량을 주차할 필요 없이 그대로 정해진 루트를 맴돌고 대기하는 게 가능하게 될지 모른다. 이 같은 오토크루즈 기능을 이용하면 비싼 요금을 절약할 뿐 아니라 정체의 원인이 되는 불법 주차도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산타크루즈 캠퍼스 부교수인 아담 밀라드벨(Adam Millard-Ball)은 교통 마이크로 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의 크루즈 기능은 주차비용이 얼마나 절감되는지 분석했다.

그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차량 2,000대가 오토크루즈 기능을 이용하면 전체 교통 흐름은 3.2km 가량 떨어진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주차장은 60%가 유료이며 1시간당 평균 요금은 3달러인 데 비해 오토크루즈 기능의 시간당 비용은 50센트로 낮다. 하지만 그 대가로 샌프란시스코 도로는 극심한 혼잡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승객 없이 10분 이상 운전하는 걸 금지할 수도 있지만 예를 들어 자율주행 차량이 택배 역할을 하는 패턴도 있을 수 있어 이 같은 규제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안으로 시내에 자동차 운행 요금 설정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런던에선 운전자는 시내 중심부에 들어가려면 11.50파운드 정액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 같은 요금 시스템은 싱가포르와 스톡홀름에서도 채택되고 있다.

그는 정책으로 이 같은 가격을 지불하라는 식의 결정은 어렵다면서 예전부터 무료이던 것에 돈을 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아무도 자율주행 차량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자율주행 차량에 의한 도로 사용에 대한 요금 청구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지금은 도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어 버리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를 미리 피해야 할 때라면서 자율주행 차량 보급 전에 이 같은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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