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지금까지 만들어진 슬픈 로봇 10선

전 세계에는 곧 로봇이 넘치게 될 수 있다. 흥미로운 미래지만 인류를 둘러싼 로봇은 슬픈 규정을 가진 창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로봇 중 지금까지 만들어진 슬픈 로봇에는 어떤 게 있을까.

먼저 뉴욕타임스 트윗봇. 뉴욕타임스는 기록 신문으로 불린다. 한 단어가 지면에 처음 사용된 건 언제인지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런 뉴욕타임스가 선보인 트윗봇(@NYT_first_said)은 뉴욕타임스 지면에서 지금까지 사용된 적 없던 단어가 게재되면 해당 단어를 트윗해주는 것이다. 이 트윗봇은 현재 엑스에선 멈춘 상태지만 블루스카이와 마스토돈에선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큐리오시티.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화성 탐사차인 큐리오시티는 지금도 화성 표면에서 10년 이상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많은 기기를 탑재하고 있지만 이 로봇 복부에는 샘플 분석 유닛이 있다. 큐리오시티는 기계팔을 활용해 화성 토양을 이 분석 유닛에 넣고 진동시켜 토양을 여러 개 작은 컵으로 분류한다. 이런 과정은 샘플 분석 과정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2013년 큐리오시티는 화성 도착 1주년을 맞아 샘플 분석 유닛 진동을 활용해 작은 소리가 나도록 프로그래밍했다. 이를 통해 큐리오시티는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에서 혼자 해피버스데이를 불렀다. 큐리오시티는 이후 10회 생일을 맞았지만 해피버스데이를 부른 건 당시 한 번 뿐이었다. 노래를 부르기에는 에너지 소비가 많아 몇 번씩 하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이어 히치하이크 로봇인 히치봇(Hitchbot). 히치봇은 2015년 캐나다 연구팀이 소셜 실험으로 시작한 것이다. 장화를 신은 사랑스러운 로봇으로 도로 옆에 앉아 운전자에게 태워달라고 부탁하는 히치하이크 목적을 갖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히치봇이 낯선 사람이 베푸는 선행에 의지하기 위해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갈 수 있는지 실험하자는 것이었다. 히치봇은 정중하게 차에 태워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체험하고 싶다고 설명한다. 히치봇 모험은 처음 2주간 순조로웠지만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무렵 진짜 아메리칸 드림을 배웠다. 두 팔과 목이 잘린 상태로 발견된 것. 여행은 여기에서 슬픈 결말을 맞았다.

이어 스마트폰 개폐 로봇. 컨슈머리포트에게 제품 리뷰는 중요한 일이다. 올초 삼성전자가 접이식 스마트폰을 출시하자 이를 개폐하는 테스트 로봇을 제작했다. 이 로봇은 기본적으로 목적은 단 하나. 스마트폰 열기와 닫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것도 3만 번이나. 존재 의의가 스마트폰 개폐 뿐이라면 슬픈 운명이 아닐까. 참고로 이 테스트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5는 합격했다.

다음은 뉴욕시 경찰 로봇. 신장 160cm 초중량 로봇인 K5는 저녁 타임스퀘어 지하철역을 순찰한다.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할 뿐 아니라 남은 인생을 타임스퀘어에서만 보내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상당히 슬픈 일이다. 물론 K5가 감정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게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자동운전 택시. 올초 웨이모와 크루즈 양사는 샌프란시스코 시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24시간 달릴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고, 정체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와 지속적 항의 활동도 있어 크루즈는 허가가 취소됐다. 더구나 크루즈 자동운전 택시 중 하나가 보행자를 치어 버리고 달린 사건도 발생했다.

이어 LA 식품 배달 로봇. LA에선 현재 보도에 자율식 식품 배달 로봇이 달린다. 한편 인터넷에선 로봇을 파괴하거나 해를 끼치는 사람이 넘쳐나고 있다. 어떤 도시라도 민간 기업이 공공 장소에 로봇을 순회시키는 걸 일부가 좋아하지 않기 때문. 우버이츠 배달 로봇이 카메라 영상을 경찰에 제공하고 있는 사실 등 정당한 이유도 있을 수 있다.

다음은 체르노빌 로봇.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로봇에게도 슬픈 이야기 시작이기도 했다. 사고 이후 핵폐기물은 정화되어야 하지만 방사성 물질량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았다. 당시 소련 정부는 잔해 철거를 위해 로봇 60대를 현지에 파견했다. 그 대부분은 방사능 영향을 견딜 수 없어 탑재된 전자기기나 배터리가 고장났고 최종적으로 로봇 자체가 오염된 폐기물이 되어 버렸다.

관계자는 1987년 로봇이 모든 걸 해결할 방법이 되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고 말한다. 더구나 방사선량이 너무 높은 장소에선 로봇은 전자기기도 작동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용 로봇 아트 작품. 구겐하임미술관 의뢰로 아티스트(Sun Yuan, Peng Yu)가 제작한 아트 작품(Can’t Help Myself)은 피 같은 붉은 액체가 쌓인 공간 한가운데에 산업용 로봇팔이 놓여 있다. 로봇은 스크래핑 툴과 시각 인식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이 로봇 임무는 빨간 액체를 청소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불가능한 작업이 부과되는 것. 액체는 벽을 향해 흐르려고 하기 때문에 로봇은 이를 막으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이지만 이 미션은 결코 완료되지 않는다는 걸 보는 사람은 모두 알고 있다.

2019년까지 이 로봇은 다양한 전시회에서 몇 년간 가동을 계속했지만 마지막에는 기름이 없어져 천천히 기능을 정지시켰다.

다음은 토성 탐사기 카시니. 1997년 나사가 발사한 토성 탐사기인 카시니는 토성과 위성을 탐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금성과 목성 궤도를 타고 몇 년을 거쳐 2004년 카시니는 마침내 토성 궤도에 들어갔다. 여기에서 13년간 토성을 주회한다.

이 긴 여행 과정에는 토성 웨성인 엔세라두스와 타이탄 방문도 포함된다. 획기적인 발견이 많았다. 하지만 여행에서 끝은 오는 법. 나사 엔지니어는 마지막으로 그랜드 피날레라고 불리는 임무를 카시니에 보냈다. 나사는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위성 오염을 피하기 위해 카시니를 토성으로 향하게 했다. 2017년 9월 15일 카시니는 토성 대기권에 돌입해 스스로 타올라 20년 미션을 마쳤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