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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도둑이 급증하고 있다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며 가정에서도 친숙한 올리브 오일은 2022년 여름 이후 주요 생산국인 스페인을 덮친 가뭄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지중해 연안 올리브 생산국에선 올리브 도둑이 급증하고 있어 수령 100년이 넘는 나무가 잘라져 버리거나 트랙터 등 농기계까지 도난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올리브 오일 생산량 40%를 차지하는 스페인은 2022년부터 심각한 가뭄에 습격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전 세계 올리브 오일 생산량은 2022년 375만 톤에서 2023년 276만 톤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올리브 오일 거래가도 상승하고 있다. 주요 올리브 생산국인 스페인, 이탈리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가격은 2023년 9월 1파운드당 4.35달러에 달해 2019년 3배 이상 수준이 됐다고 한다. 이런 거래가 상승은 소비자 부담 증가로 나타났다. 그리스에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1리터당 가격이 2022년 8∼9달러였던 것에 반해 2023년에는 15달러로 뛰어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올리브 재배 중심지인 지중해 연안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에선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올리브 절도나 조악품에 의한 고급 오일 희석, 출하 데이터 변조 등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문제가 되는 건 올리브 도둑이 전기톱 등을 사용해 올리브를 잘라내고 통째로 훔쳐 가는 것이다.

그리스 아테네 교외에 위치한 한 올리브 농원에선 올리브 도둑에 의한 습격을 받고 수령 150년 올리브 나무를 포함한 15그루가 잘렸다고 한다. 도둑은 올리브 나무를 잘라내면 운반하기 쉬운 크기로 나눠 픽업트럭에 쌓아 올리브는 착유소로 옮겨 남은 나무 줄기와 가지는 목재업자에게 팔아준다고 한다. 4대를 이어 올리브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농장주는 도둑은 무거운 가지를 찾아서 자르지만 다시 키우려면 4∼5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올리브 도둑 증가를 경계하는 농가 일부는 평소보다 빨리 올리브를 수확하게 됐지만 올리브 오일 생산 효율이 감소한다는 걸 의미한다. 5,000그루 올리브 나무를 소유한 농가에 따르면 올리브 수확 시기를 가속화한 결과 1kg 올리브 오일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올리브 무게가 2022년보다 2.5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스페인 경찰은 지난 10월 몇 주간 도난당한 올리브 100톤을 회수했다고 발표하고 있으며 2월 그리스 남부에서 8.8톤 올리브를 훔친 용의자 6명이 체포됐다. 한편 이탈리아 남서부 항만 도시 바리 주변 올리브 도둑은 점점 늘어 올리브 뿐 아니라 트랙터나 비싼 농업 도구까지 훔치게 됐다고 한다. 현지 농업 협회는 한 번 습격으로 100그루가 손상됐다고 보고를 받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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