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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번엔 에어태그로 집단 소송 직면

애플이 얼마 전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소송 내용은 에어태그(AirTag)가 여러 살인 사건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토커와 살인 미수범이 에어태그를 가방에 끌어들이거나 차에 놓거나 직접 개인에 부착해 피해자를 추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애플이 위험한 추적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애플은 에어태그가 전화 알림으로 추적을 피하거나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 에어태그가 가방이나 외투에 들어가면 아이폰은 이를 감지해 아이폰 소유자에게 “당신과 함께 움직이는 에어태그를 발견했다. 이 에어태그 소유자 위치를 볼 수 있다”는 경고가 전송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구나 에어태그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 모른다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기가 소리를 내 위치를 알린다.

하지만 소송 이유는 경고가 즉시가 아니라는 것. 또 에어태그 소유자가 근처에 있으면 경고가 울리지 않기 때문에 스토커가 대상자를 추적하는데 에어태그가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알림이 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있지만 기기 설치 후 최대 1일이 지날 때까지 알림이 오지 않았다고 보고하는 사람도 있다. 소송에선 애플이 메시지를 보내는데 4∼8시간이 걸린다고 밝히고 있다.

소송에선 에어태그에서 더 우려되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아이폰 사용자보다 더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안드로이드 보유자가 에어태그를 붙이면 운영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추적되고 있다는 알림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위한 추적 옵션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에어태그 출시부터 2년 이상이 지난 2023년 5월 드디어 구글과 협력해 스토킹 대책을 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에어태그 악용은 상당히 심각하다. 소송에선 에어태그를 사용해 피해자를 추적하고 살인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도난당한 사람을 에어태그로 추적하고 도둑질을 한 사람을 쫓았을 때 피해자가 살해된 경우도 있었다고 기재하고 있다.

지난해 제출된 소송에선 오하이오주 여성이 전 연인이 차에 넣은 에어태그에서 스토킹되고 결국 총으로 쏴서 2022년 1월 사건 등 에어태그가 피해자를 추적에 사용된 여러 사례가 인용됐다. 또 다른 예로는 인디애나폴리스 거주 여성이 남자친구 차에 에어태그를 숨기고 바에 가는 남성을 추적해 차로 돌진해 살해한 사건도 있다.

미국 사법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선 연간 750만 명이 스토킹 행위를 받고 있으며 스토킹 비율이 가장 높은 건 18∼24세다. 소송에선 실제 스토킹 피해자 수는 훨씬 많아 사건으로 경찰에 보고되고 있는 건 40% 정도 뿐이라고 한다. 애플은 10월 27일까지 이번 집단 소송에 대응해야 한다. 심리는 배심에 의한 것이며 소송은 에어태그 설계와 제조, 시장 출시에 관한 불법, 불공정, 사기 행위에 관해 애플에 대한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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