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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SNS서 가짜 정보 확산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지배하는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인 하마스가 10월 7일 실시한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격으로 12일 기준 적어도 양측 합쳐 2,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4,500명 넘게 부상을 입었다. 한편 이스라엘 측도 가혹한 보복에 들어가며 대규모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상태에 들어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엑스를 비롯한 SNS에선 전투와 희생자를 담은 생생한 영상이나 이미지가 나돌고 있지만 이 중에는 허위 투고가 대량 섞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문제가 된 게시물 대부분은 정정을 받았지만 가짜 정보 확산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엑스 뿐 아니라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 일부 허위나 오해를 초래하는 투고가 쏟아지면서 유럽연합은 엑스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 메타 CEO인 마크 주커버그 등에 대해 경고하며 대응을 요구했다.

EU에선 온라인상 불법 콘텐츠 배제 등을 의무화하는 디지털 서비스법에 근거해 머스크에 대해 허위 투고나 오해를 초래하는 투고에 대해 콘텐츠 모더레이션 등 대응을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티에리 부르통 EU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머스크에게 엑스가 콘텐츠 모더레이션을 할 중요한 의무가 있다고 지적한 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에 대한 SNS 플랫폼이 불법 콘텐츠와 허위 정보를 전파하는데 사용되는 징후가 EU 내에서 확인됐다며 이 메일 발송 24시간 내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에 따르면 허위나 오해를 초래하는 투고나 콘텐츠가 많이 투고되는 현상은 머스크에 의한 엑스 인수 뒤 실시된 대폭적인 플랫폼 변경에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만일 엑스가 디지털 서비스법을 준수하지 않고 대응하지 않으면 유럽 규제에 근거해 엑스 연간 수익 6%에 상당하는 벌금이 부과되거나 유럽에서의 엑스 서비스 정지 등 처분이 부과될 수 있다.

한편 머스크는 브루통에 대해 자사 방침은 모든 걸 오픈소스화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EU도 이 방침을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해당 문제 투고를 목록화해 일반 사용자가 볼 수 있는 형식으로 제시해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브르통은 당국이나 다양한 사용자가 허위 콘텐츠나 폭력을 용인하는 콘텐츠를 게시하는 사용자를 엑스에 보고해왔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며 실제로 행동에 옮겨달라고 응수했다.

EU를 통한 유사 경고는 메타를 보유한 주커버그에도 전달됐으며 EU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 테러리즘 관련 콘텐츠나 불법 헤이트 스피치 등 콘텐츠를 감시, 삭제하도록 요청했다. 메타 측은 하마스에 의한 테러 공격 개시 이후 자사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을 주의 깊게 감시, 대응하기 위해 히브리어와 아랍어 화자를 포함한 전문팀을 결성했다고 보고했다. 또 플랫폼 안전을 유지하면서 정책과 현지 법률을 위반하는 콘텐츠에 대한 게시물 삭제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잘못된 정보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현지 팩트체커와 24시간 체제로 협력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하마스에 의한 이스라엘 무력행사를 계기로 엑스상에서 확산된 불법 콘텐츠나 테러리즘 폭력에 관한 가짜 정보를 둘러싸고 EU가 엑스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이번 조사는 디지털 서비스법이 2022년 11월 시행 이후 첫 정식 조사다. EU는 이미 엑스에 대해 이번 조사에 관한 질문장을 송부하고 있다고 한다. 또 EU는 엑스가 이번 하마스와 이스라엘 무력 충돌 같은 유사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가짜 뉴스나 오정보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프로토콜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엑스 측은 2023년 10월말까지 유럽위원회에 답변을 제출해야 한다.

질의에 대해 엑스가 응답하지 않거나 불완전한 정보와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정보를 제출하면 엑스 전 세계에서 하루 매출 최대 5%가 벌금으로 부과된다. 엑스 측은 10월 12일 하마스 관련한 수백 개 계정을 삭제했으며 수만 개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라벨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엑스는 공개서한 회신으로 EU로부터 받은 80건 이상 삭제 요청에는 소정의 기간 내에 응하고 있어 플랫폼상 불법인 콘텐츠에 대해선 EU 형사 기구인 유로폴로부터 아무런 알림도 받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9일 하마스 과격파에 의한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 48시간 이후 엑스에는 잘못된 정보가 만연해 사용자는 분쟁에 관한 허위나 오해를 초래하는 주장을 공유하고 심지어 일론 머스크 자신도 오정보를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진 계정을 사용자에게 소개했다고 한다.

이 중에는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 전투원이 이스라엘 헬리콥터를 격추하는 장면도 있는데 커뮤니티 노트에선 2013년 릴리스된 ARMA3이라는 게임 영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아이를 죽였다며 올린 가짜 영상은 실제로는 넷플릭스 작품 장면인 데다 이스라엘인이 죽였다고 말하지만 아랍어로 말하고 있다. 참고로 이스라엘에선 80%는 히브리어, 20%가 아랍어를 마해 모두 이스라엘 공용어라고 한다.

또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금지된 백린탄을 사용한다며 올린 사진도 있지만 실제로는 이번 분쟁과는 무관한 과거 이미지라고 한다. 가자 지구 내 화재 영상도 알제리 축구 클럽이 우승을 축하하고 있을 당시를 써 이번 분쟁과는 무관하다. 빌딩 파괴 영상은 가자 지구가 맞지만 2021년 5월 촬영된 오래된 영상이기도 하다. 심지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에 낙하산으로 강하하는 영상도 있지만 이는 이집트 군사 훈련 영상으로 틱톡에 올라온 것이었다고 한다. 아이를 새장에 가둔 모습도 있고 여기에는 납치된 이스라엘 아이라고 적혀 있지만 2015년 시리아에서 촬영된 영상이라고 한다.

이런 가짜 정보로 인한 혼란에 박차를 가한 건 일론 머스크의 발언.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10월 8일 전쟁을 실시간 추적하려면 필요하다며 2개 계정을 소개했지만 이들 2개 계정은 지난 5월 미국 국방부 청사가 폭발했다는 가짜 정보를 확산하는 등 종종 오해를 초래하는 정보를 올린 계정이었다.

이후 머스크는 문제가 된 투고를 삭제하고 2개 계정 중 한곳이 가자 지구 전투원을 순교자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순교자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말이 아니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유료 검증 배지는 심사를 받은 저널리스트와 사기꾼간 구별이 사라진다는 걸 의미한다고 꼬집는다. 엑스 수익 창출 프로그램이 선동과 사기에 대한 인센티브가 됐다는 견해를 보인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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