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360도 영상으로 보는 ‘기술 사회의 음지’

머저(Merger)는 360도 단편 SF 영상이다. UI디자이너 겸 영상 작가인 마쓰다 게이치(Keiichi Matsuda)가 만든 것으로 화면 앞에 앉아 작업에 종사하는 여성이 혼자 끊임없이 복잡한 데이터의 바다에 둘러싸이게 된다. 급속하게 늘어나는 작업은 순식간에 내부에 쌓이고 가상 세계를 가득 메운다.

이 영상은 현실 세계의 연장선상에 있다. 작가는 증강현실이 일상화된 세상을 그린 하이퍼리얼리티(HYPER-REALITY) 같은 작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작품은 절망적인 고립 상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걸 보여준다. 관객은 시각을 회전시켜서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데이터의 빠른 흐름을 제어하려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그녀는 온갖 디지털 세계에 둘러싸여 있지만 어느 각도로 돌려도 다른 누구도 없는 혼자다.

이 영상은 인위적으로 확장된 가상 공간에서 모두 햄스터 같은 존재가 되어버리는 황량한 미래를 말해준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스템의 경쟁 끝자락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현재 그리고 미래에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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