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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파갤 증후군이 급증하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좋아하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없게 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한다. 원인은 작은 진드기. 진드기 물기에 의해 알파갤(Alpha-gal) 증후군이 발병하고 붉은 고기 알레르기 반응이 나온다는 것.

알파갤은 대부분 포유류 근육에 존재하는 당분이지만 인간은 없다. 인간이 다른 포유류 동물로부터 장기 이식을 할 수 없는 건 체내에 알파갤을 갖고 있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알파갤이 인체에 들어오면 심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알파갤을 갖고 있지 않은 돼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되어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장기 이식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보통 인간은 음식에 포함된 알파갤에 대해선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지만 진드기나 다른 진드기에 물리면 어떤 이유로 알파갤과 이를 포함한 붉은 고기나 유제품에 반대로 신체가 과잉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과잉 반응은 전형적인 음식 알레르기와 마찬가지로 면역 글로블린 E항체를 생성하는 게 방아쇠가 되어 증상이 발생한다. 이는 인지된 유일한 탄수화물 음식 알레르기라고 한다. 증상은 보통 다른 식품의 경우 몇 분 안에 나타나는 반면 알파갤 알레르기는 섭취 몇 시간이 지난 뒤 나오는 경우가 많다.

진드기가 알파갤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발견된 건 20년 전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 증상에 대해선 잘 모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앓고 있는지도 모르는 게 사실이다. 이번 연구에선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 CDC와 알파갤 전문가가 협력해 알파갤 증후군에 대해서 알아본 것이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에서 수집된 알파갤 항체 검사 데이터를 조사했다. 미국 내 알파갤 데이터는 단 한 연구소만 갖고 있다. 최근까지 미국에서 알파갤 검사가 가능했던 게 해당 연구소 하나 뿐이었기 때문이다. 연구 기간 중 29만 명 이상 검사했으며 그 결과 9만 명이 알레르기 반응 양성이 나왔다. 또 이전 검사 데이터를 조합해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2년 검사 기록 모두에서 알파갤 증후군으로 보이는 증례 11만 229건을 확인했다.

양성 결과 중 일부는 실제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알레르기를 발병한 많은 사람이 검사를 받지 않거나 혹은 일체 의료기관에 상담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연구팀은 2010년 이후 미국에서 진드기에서 발생한 붉은 고기 알레르기 발병자는 최소 9만 6,000명, 최대 45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물론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 실제로 조사 대상이던 의료 전문가 중 42%가 이 증상에 대한 존재조차 몰랐다고 한다.

연구팀은 추정 사례 수 45만 건이 맞다면 미국에서 10번째로 많은 알레르기가 된다며 2번째는 50만 명인 참깨 알레르기라고 밝혔다. 추정치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알파갤 연간 양성 결과수는 2022년까지 점차 증가해왔기 때문에 상황은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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