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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게임은 도박 업계 수법 이용하고 있다?

SNS를 플랫폼으로 하는 소셜 게임이나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에는 기본 무료가 많다. 하지만 기본 무료로도 게임 진행을 유리하게 만드는 아이템과 수집품을 얻으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기본 무료 게임을 운영하는 기업은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돈을 쓰게 할지를 전략상 중시하고 일부는 도박 업계에서 사용되는 수법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있어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2016년 게임 개발 기업인 트리브프레임(Tribeflame) 토루프 예른스트롬(Torulf Jernström) CEO는 핀란드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강연을 했다. 이 강연에선 모바일 게임 업계가 연간 1,000억 파운드 규모로 성장한다는 예측 하에 게임 플레이어로부터 돈을 인출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열중하는 상태를 악용한다며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시간 제한으로 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눈앞 손해를 회피하고 싶다는 인간의 성질을 이용해 처음으로 게임 내 아이템을 무료로 제공하고 나서 과금하지 않으면 이를 다루면 플레이어에게 나중에 다가온다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 밖에도 다른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금액 상세를 밝히는 것으로 군집 심리를 악용하고 돈 사용을 촉구하는 수법을 제안한 그는 뭘 하든 대다수 플레이어가 전혀 과금하지 않는 걸 인정하는 건 독이라고 밝혔다. 예른스트롬 CEO는 일련의 강연 내용에 대해 어디까지나 업계에 솔직한 논의를 촉구하기 위해 도발할 목적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예른슽롬 CEO 강연이 화제가 된 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위축되는 건 커녕 점점 거대해지고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소셜 게임 시장 규모는 270억 달러에서 540억 달러까지 확대됐다는 것. 이후 2019년에는 한 번 정체를 보였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성장을 시작해 2025년에는 1,000억 달러 벽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예른스트롬 CEO가 말한 수법은 카지노 등이 실제로 사용하는 것과 같다. 물론 실제로 돈을 얻는 도박과 달리 소셜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에선 명성과 성취감 만을 얻을 수 있지만 일부 플레이어는 여기에 가치를 찾아 기꺼이 과금한다.

소셜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징가(Zynga) 부사장은 고액을 부과하는 플레이어를 식별하고 모니터링하는 사내 모델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고액을 지출하는 플레이어가 과금액을 갑자기 줄이면 이 플레이어에게 전화해 왜 과금액을 줄였는지 질문한다고 한다. 이런 행위는 플레이어에게 압력을 가하는 행위로 간주되며 도박 업계에선 법적으로 규제되지만 소셜 게임 업계에선 규제되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소셜 게임 기업이 유의하고 있는 건 이용되고 있다는 감각을 플레이어게 갖게 하지 않도록 공평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인기 게임 캔디크러시를 예로 들면 플레이어는 캐주얼층이 많고 과금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전체 10% 이하일 것이다. 하지만 캔디스커리 플레이어 인원수 자체가 많기 때문에 단 1%에 1유로를 과금해도 큰 돈이 된다.

게임 디자인 업계에 따르면 게임 결과를 좌우하는 난수 생성기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게임을 체험하는 단계에선 대승을 하게 하고 이후에는 이기는 기회를 훨씬 줄여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과금하는 이유를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는 수법을 취하는 기업도 있었다고 한다.

또 게임에서 지금은 당연한 루트박스가 게임과 도박간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루트박스는 무기나 의상 등 게임 내 아이템을 무작위로 맞추는 것으로 플레이어는 원하는 아이템을 맞출 때까지 루트박스를 계속 구입한다. 루트박스는 게임 수익을 크게 끌어 올려 이제 소셜 게임에도 탑재되어 있다.

영국에선 온라인 카지노가 보급됨에 따라 보닥 의존에 빠지는 이들이 급증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으며 정부는 도박업자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마련한 것 외에 도박에 의존하는 사람이 직접 온라인 카지노에 액세스를 차단하는 자기 규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소셜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에 대해선 이런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런 루트박스는 더 이상 도박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고 벨기에에선 불법이며 영국에서도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 게임 업계 단체 관계자는 게임 회사는 스크린타임이나 루트박스를 포함한 게임 내 구매, 온라인 상담, 연령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액세스를 관리할 수 있다며 이런 이해하기 쉬운 부모 통제 같은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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