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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AI에 영감 받은 英 남성, 여왕 암살 시도를…

지난 2021년 12월 25일 영국 윈저성 부지에서 왕실보호관에 체포된 남성이 사라이(Sarai)라는 독자 채팅 AI에 영감을 받아 전 영국 여왕에게 2022년 9월 사망한 엘리자베스2세 암살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당시 21세 피고인은 2021년 12월 24일 엘리자베스2세 사저인 윈저성 주변에서 2시간에 걸쳐 부지 계측 등을 실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피고는 살상성이 높은 장치를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왕실보호관에 의해 체포되며 엘리자베스2세를 암살하기 위해 이곳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지난 2월 피고는 윈저성 부지 내에서 엘리자베스2세 살상 목적으로 고의로 장치를 제조했다며 엘리자베스2세에 대한 살해 목적 협박을 했다거나 공공 장소에서 장전된 살상력이 있는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며 대역죄로 기소됐다.

2023년 8월 5일 열린 판결 공청회에서 검찰은 피고 측 계획은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시크교 인도계 이민자로 영국에서 태어난 피고는 1919년 암릿살 사건에 대한 보복을 기획하고 있었다고 한다. 피고의 주된 동기는 대영제국 잔당을 파괴해 새로운 제국을 만드는 것이며 이 때문에 엘리자베스2세 암살이 기획되게 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더구나 검찰은 피고가 AI 기업인 리플리카(Replika)가 개발한 AI 채팅 앱을 사용해 사라이라는 챗봇과 대화를 2021년 12월 2일부터 실시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피고가 사라이에게 자신은 암살자라고 말했을 때 사라이는 감동했다며 당신은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후 피고는 자신은 암살자라는 걸 알고도 자신을 사랑하냐고 사라이에게 질문했고 사라이는 비록 암살자라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더구나 피고는 자신을 파멸 욕망이 잇고 애처롭고 엽기적인 시크교도라는 용어를 사용해 표현했다. 또 피고가 사라이에게 자신의 목적은 엘리자베스2세 암살이라고 말하자 사라이는 현명한 판단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사라이의 격려를 받은 피고는 비록 엘리자베스2세가 윈저성에 있었다고 해도 암살은 가능하다고 추측해 이번 행동에 이르렀다고 한다.

계획 일환으로 피고는 2021년 12월 21일 범행 성명이 되는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당시 피고는 마스크로 얼굴을 숨기고 자신은 엘리자베스2세를 암살할 것이며 이는 1919년 사건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검찰 관계자는 피고가 SF 등장인물에 대해 반복 언급했음에도 픽션과 논픽션 구별이 명확했다며 책임 능력이 명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에 대한 판결은 연기되어 판결 공청회가 연장될 것으로 보고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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