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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英 아동 온라인 안전 법안 반대”

영국에선 아이 보호를 목적으로 메시지 앱 통신 내용 스캔 등을 의무화하는 온라인 안전 법안(Online Safety Bill)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안전 법안에는 법안에 준거하면 프라이버시 보호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존재하고 있어 많은 전문 기관이 법안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롭게 애플이 온라인 안전 법안에 반대하는 자세를 보였다.

온라인 안전 법안은 영국에서 어린이 보호를 목적으로 논의되는 법안으로 온라인 플랫폼 운영자에게 아이에게 해를 끼치는 콘텐츠 삭제, 플랫폼에의 미성년 액세스 제한이라는 구조 구축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온라인 안전 법안에는 벌칙도 마련되어 있으며 위반한 사업자 임원에게는 최대 2년 징역 또는 최대 1,800만 파운드 또는 전 세계 매출 최대 10% 벌금이 부과된다.

어린이 보호는 물론 중요하지만 온라인 안전 법안을 준수하는 시스템 개발에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법안이 통과된 지난 1월에는 위키피디아 같은 공익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존속이 위협 받는다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온라인 안전 법안에는 아동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메시지 앱에서 전송되는 텍스트와 이미지 스캔을 의무화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많은 메시지 앱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통신 내용 엔드투엔드 암호화를 수행하므로 법안을 준수하기 위해 암호화 기능을 제거하거나 암호화 전 전송 내용을 스캔해야 한다.

엔드투엔드 암호화는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 외에 기업 비밀이나 국가 기밀 유출을 막거나 저널리스트 안전을 지키는 등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온라인 안전 법안이 시행되면 사용자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게 된다며 디지털 권리 보호 단체 ORG(Open Rights Group)는 80개 이상 전문기관 찬성을 얻어 온라인 안전 법안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6월 23일 발표했다.

공개서한 발표 후 왓츠앱이나 시그널 등 메시지 앱 운영자도 서한 찬동을 표명했고 아이메시지를 개발하는 애플도 동의를 표명했다. 애플은 엔드투엔드 암호화는 기자, 외교관, 인권 활동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으로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며 온라인 안전 법안은 개인 정보 보호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오고 영국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법안 수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애플은 2021년 8월 아이 보호를 목적으로 한 아이폰 내 사진이나 텍스트 스캔 기능을 발표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캔 기능에 대해선 이번 온라인 안전 법안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는 비판이 잇따라 2022년 12월에는 스캔 기능 구현을 포기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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