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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포토스톡 업계를 죽일까

AI가 발전하며 많은 직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게임 개발자나 일러스트레이터가 일하는 방법이나 수입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진짜 사진과 구분할 수 없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된 제너레이티브 AI가 스톡 이미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스톡 업계에선 저렴하게 대량 사진을 제공하는 구독 모델 구축에 나서며 사진가 수입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우려는 새로운 게 아니라 인터넷이 보급되고 저렴한 장비로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2000년대에도 당시까지 사진 1장을 팔 때마다 대금으로 벌어들인 사진가는 자신의 경력이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이어 AI가 정밀도 높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된 이후 업계 관계자는 다시 이번이야말로 포토스톡 업계가 소멸하는 것 아니냐고 자문하게 됐다. 스톡퍼포머 공동 설립자인 올리버 큐델은 포토스톡 업계 상위 3개사 수익 추이를 분석해 미드저니 같은 이미지 생성 AI 등장이 포토스톡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분석했다.

아이스톡포토(iStockphoto)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수익을 늘리고 있으며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감염이 맹위를 떨치면서 수익은 더 가속화됐다. 강력한 이미지 생성 AI가 잇달아 등장하기 시작한 2022년 후반 이후에도 수익은 안정되어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셔터스톡(Shutterstock)은 2022년 업로드 수가 급증했지만 다운로드 수와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AI 영향으로 보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유는 경기가 악화되면서 대기업이 광고비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2개 기업과 달리 어도비 스톡(Adobe Stock) 수입은 2022년부터 급증했다. 어도비 스톡은 2022년 12월 AI가 생성한 스톡 이미지 처리를 공식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판매 증가에 작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증가분에 차지하는 AI 매출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개사 중 유일하게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있는 어도비 스톡에선 AI 생성 이미지는 사진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일러스트로 카운트되고 있으며 이미지에는 AI 생성이라는 태그를 붙여야 한다.

AI 생성 태그가 붙은 이미지를 올린 사람 비율을 보면 5월 기준 어도비 스톡을 사용하는 스톡퍼포머 사용자 13%가 AI 생성 이미지를 올렸다고 한다. AI 생성 이미지를 올린 사람의 AI 의존도는 크게 나뉜다. 어도비 스톡에 AI 생성 이미지를 올린 사람은 AI를 조금 만진 사람 0~10% 또는 AI 생성 이미지 제작에 전념하는 사람 90~100% 중 하나다. 중간은 거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톡퍼포머가 수집하는 데이터에서 도출되는 지표 중 하나는 STR(Sell-Through Rate)이라는 게 있다. 이는 적어도 한 번은 팔린 파일 비율이다. AI 생성 이미지를 취급하고 있는 어도비 스톡의 경우 이미지 전체 STR은 13%라고 한다. 다시 말해 2022년 어도비 스톡에 올린 이미지 중 87%가 아직 판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체 이미지 STR이 13%인 반면 AI 생성 이미지 STR은 9%로 조금 낮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AI 생성 이미지 대부분은 일반 이미지보다 팔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생성 이미지 게시자에게는 STR이 낮다는 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다. 이유는 대량 제작할 수 있는 AI 생성 이미지는 제작에 시간이 걸리는 일반적인 이미지보다 비용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또 이미지 매출이 늘어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AI 생성 이미지 STR이 평균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판매하는 이미지를 직접 게재할 수는 없기 때문에 팔리는 AI 생성 이미지는 사진처럼 리얼한 게 아니라 추상적 이미지나 벽지풍 일러스트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어도비 스톡에선 AI 생성 이미지가 일러스트로 분류되어 구매자는 일러스트를 요구하는 레이어가 주축이 되어 추상, 배경, 아트 등 검색어가 요인이 아닐까 여겨지고 있다. 리얼 이미지가 매출 상위에 오르는 일은 거의 없지만 팔리는 경우는 초상화나 음식을 취급한 게 많다.

지금까지 모델이 찍힌 이미지에선 AI 생성 이미지가 고품질 스톡 이미지를 대체할 걱정은 없다는 설명이다. 일러스트레이션 수요는 줄어들지 않지만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드는 시간과 노력은 AI로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어도비 스톡 일러스트레이터는 AI 도구를 이용해 이미지를 제작하는 게 좋을지 모른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번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스톡퍼포머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뿐인 만큼 모든 포토스톡 관계자가 스톡퍼포머 고객이라고 할 수는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또 취급 데이터는 평균치이므로 경우에 따라선 완전히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는 것 외에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인 만큼 1년이 지나면 크게 사정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포토스톡 업계가 앞으로 AI로부터 받는 영향에 대해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큰 문제는 기업이 포토스톡 서비스를 해지해 자사에서 AI 생성 이미지를 만들게 될 것인지 알 수 없다. 중소기업에는 이런 자원이 없을 수도 있지만 대기업은 가능할 수 있다. 포토스톡 업계가 큰 타격을 입는다고 해도 대기업은 시대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더라도 전문적인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아직 적기 때문에 만일 대기업이 포토스톡 업계를 밀어내도 여전히 포토스톡 업체가 앞서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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