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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사고 방식은…

뭔가를 히트시키려면 단지 작품이나 상품 품질을 올리는 것 뿐 아니라 유행이나 트렌드에 맞춰가야 한다. 하지만 유행이나 트렌드는 분명하게 보이기 어렵다는 문제 외에도 단지 유행을 탈 뿐이라면 곧 질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인기를 끄는 경향 패턴과 유행이 태어나는 배후에는 어떤 게 있을까.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로 산업 디자인 선구자로 불리는 레이몬드 로위(Raymond Loewy)는 코카콜라 디자인에 종사한 것 외에 럭키스트라이크 담배, 항공기나 증기기관차 디자인 등을 다뤘다. 다방면에 걸쳐 디자인을 한 그에게는 일관된 보편적 이론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최첨단이면서도 받아들여지는 것(Most Advanced Yet Acceptavle)으로 머릿글자를 취해 MAYA의 법칙으로 불린다. 사람은 트렌디하면 좋지만 기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MAYA의 법칙은 놀라운 걸 팔기 위해 이를 친숙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로위의 생각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1932년 로위는 펜실베이니아 철도에 기차 설계를 제출했다. 당초 디자인은 총알 같은 부드럽고 길쭉한 형태를 한 것으로 기존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 디자인은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여기에서 로위는 먼저 조금만 기존 디자인으로부터 발전시킨 걸 제안하고 이후 점차 선진적인 것으로 발전시켜 가고 최종적으로 오리지널 버전을 도입하는 것으로 철도 회사 임원을 설득헀다.

이처럼 로위에 의한 MAYA의 법칙은 놀라움을 친밀한 것으로 느끼게 한다는 효과가 있었다. MAYA의 법칙은 과학적으로도 뒷받침되고 있으며 1960년대 심리학자인 로버트 자이언스가 제창한 단순 접촉 효과, 자이온 효과는 심리학의 역사 중 가장 확실한 발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단순 접촉 효과란 특정 자극에 반복 노출되어 자극에 대한 태고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자이언스가 실시한 실험에선 랜덤 형태나 문자를 피실험자에게 보여주고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하도록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피험자는 익숙하지 않은 한자나 존재하지 않는 영어 단어를 선택하는 경우가 적고 익숙한 도형이나 단어를 선택했다고 한다.

보통 노출은 친숙함으로 이어지고 친숙함은 잠재의식 취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생각은 인간 심리 메커니즘은 진화 과정에서 길러진 생물학적 적응이라고 가정한 접근을 하는 진화 심리학 관점에서도 설명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사냥 채집민이었을 무렵 낯선 땅을 방황하고 있을 때 익숙한 식물이나 동물을 발견했을 경우 생존율은 올랐을 것이다.

MAYA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은 친숙함에 끌린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습관화 사고 방식을 접하고 있다. 사람은 친숙함을 선호하는 한편 이에 직면하는 걸 강요당하고 있다고 느끼면 같은 걸 반복해 보고 있는 질리기가 더 강해져 버린다. 따라서 친숙함의 힘은 사람이 전혀 기대하지 않을 때 가장 강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해하귀 쉬운 예로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 기능을 들 수 있다. 스포티파이는 매주 월요일 30곡 새로운 곡으로 이뤄진 개인화된 재생 목록을 제공하는 기능(Discover Weekly)을 제공헀다.

하지만 알고리즘 버그로 인해 이 기능 재생 목록에 사용자가 이전에 들었던 노래가 잘못 포함되게 됐다. 엔지니어는 완전히 새로운 노래만 포함되도록 버그를 수정했지만 그 결과 해당 기능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급감했다. 이를 통해 스포티파이는 사용자가 새로운 곡을 좋아하거나 신뢰하는 건 알고 있는 곡을 근거로 한 새로운 곡을 만났을 때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로위가 마지막으로 종사한 대형 디자인에는 미국이 처음 발사한 우주정거장인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스카이랩(Skylab) 내부 설계가 있다. 로위는 스테이션 내 샤워나 다이닝 등 쾌적한 설비를 추가한 것 외에 가장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불리는 지구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창문을 추가했다. 이를 새로운 세계의 창은 자신의 집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MAYA의 법칙을 완벽하게 표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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