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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보면 뇌 소진…충동 구매 쉬워진다?

SNS를 본 뒤에는 뇌가 소모되어 충동 구매를 하기 쉬워진다고 한다. SNS를 보고 있으면 뇌가 소모되고 뇌가 소모될수록 좋아요 수 영향을 받기 쉬워져 결국에는 필요 없는 상품 광고를 클릭해버린다는 것.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SNS 행동학 연구를 위해 18∼65세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3가지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다양한 정신적 부하가 걸렸을 때 광고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한 것이다. 실험에선 부하를 적용하는 방법에 따라 대상자를 3개 그룹으로 나눴다. 1그룹은 사전 부하 없는 상태에서 광고를 본다. 2그룹은 9자리 숫자를 암기하게 한 뒤 광고를 보게 했다. 3그룹은 인스타그램 피드를 30초 바라본 뒤 광고를 보게 했다.

그런 다음 1그룹에는 택식 서비스, 2그룹에는 아이스크림, 3그룹에는 커피콩 광고를 표시했다. 광고 이미지와 캡션은 모든 그룹에서 똑같이 좋아요 수만으로 조작했다. 실험에선 그룹별로 부하 체험을 한 뒤 좋아요 수가 적게 나온 광고와 수만이 붙은 걸 무작위로 열람했다. 이후 상품에 대한 구매 의욕과 이를 검토할 때의 멘탈 부하를 평가했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을 미리 본 그룹은 좋아요 댓글이 달린 상품에 대한 구매 의욕이 3개 그룹 중 가장 높았고 광고를 평가할 때 멘탈 부하도 가장 컸다고 한다.

연구에선 왜 해당 상품을 사고 싶었는지 질문했다. 1그룹과 2그룹은 아이스크림이 어떤 맛인지 생각하고 결정했다거나 광고가 간결하고 전해지기 쉬웠다는 직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를 꼽았다. 반면 3그룹 참가자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는 응답을 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중에는 이미지 속 문자와 선택지가 너무 많다며 뇌 내 처리가 어려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멘탈이 피폐한 상태를 인지적 과부하라고 말한다. SNS를 보고 뇌에 부담이 되는 건 여러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몇 초 만에 텍스트에서 동료 사진, 유명인 영상, 밈이 한꺼번에 표시되는 일도 있어 이들을 순식간에 스크롤해 머리 속으로 평가하며 사람은 혼란을 느끼고 집중력이 산만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룸메이트에게 피자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면 일반 상태에선 상대방은 가격이나 시기, 일정 등 조건을 종합 고려해 답을 한다. 반대로 개똥을 밟았는데 병에 걸린 친척과 전화 통화를 하고 예전 연인에게 연락이 뒤이어 오고 직장에 지각을 해서 우울한 상대방에게 똑같이 피자를 먹으러 가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 상대방은 논리적이 될 여유가 없이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이는 대상 제품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역사, 지식이 있다면 가능할 수 있다. 이 경우 광고 상품을 구입하는 게 정말 유리한지 생각할 수 있다. 이 점은 커피콩 광고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보통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콩 종류와 로스팅 상태, 원산지 등 다양한 요소를 신중하게 검토한다. 따라서 이들은 멘탈이 피로해도 단지 좋아요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광고 속 커피를 사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어쨌든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SNS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SNS는 많지만 어떤 플랫폼이 가장 뇌를 소진시킬지는 알 수 없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 유튜브 같은 환경은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 애니메이션, 사운드가 한꺼번에 흘러나와 뇌에 부담이 가장 크다고 추정할 수 있다. 더구나 이들 플랫폼은 기업 측 입장에서도 투자대비 효과가 높기 때문에 광고주가 충분히 자금을 투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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