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해군공창에 위치한 거대한 창고에서 음식 대회가 열렸다. 대회장에 늘어선 건 균류로 만든 미트볼이나 전용팟에서 재배한 야채, 중력에 반하는 장치로 가열한 빵 등 색다른 음식 샘플이다. 언젠가 달이나 화성을 여행하게 될 우주비행사를 위한 식사가 될 수도 있다.
이 행사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개최한 우주식 콘테스트(Deep Space Food Challenge)다. 뉴욕에서 열린 축제 행사(NYCxDESIGN) 기간 중 참가팀이 샘플이 선보인 것. 이 콘테스트는 우주 식량을 개선하려는 참신한 음식 생산 기술을 겨루는 것으로 2021년 1월 나사와 캐나다우주청이 공동 개최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번 입상팀은 파이널 스테이지에 오르게 된다.
2번째 단계를 통과한 8개팀은 15만 달러를 받았다. 파이널 스테이지 과제는 이런 콘셉트를 최종 전형을 위해 스케일업하는 것이다. 8개팀 중 미국팀은 5곳(Air Company, Interstellar Lab, Kernel Deltech, Nolux, SATED)이며 나머지 3곳은 호주(Enigma of the Cosmos), 스웨덴(Mycorena), 핀란드(Solar Foods)다. 8개팀은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150만 달러를 들여 겨루게 된다.
사실 우주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우주비행사 식사 문제다. 이번 행사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식품제조업계 혁신가에게 힘을 보태려는 취지로 개최하는 것이다. 나사는 가까운 미래에 지금보다 훨씬 더 먼 우주로 우주비행사를 보내 달이나 화성에 거주지를 만들 의향을 갖고 있다. 나사에 따르면 화성에 도착하는 데에만 7개월이 걸리지만 현재 우주식은 유통 기한이 1년 반 정도여서 턱없이 부족하다. 나사 우주 작물 생산 매니저는 시중에 판매되는 프리패키징 제품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우주비행사가 필요로 하는 영양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여기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동시에 식사 변형을 더 풍부하게 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
참가팀 대부분은 식품 지속가능성이라는 과제에 임하기 위해 지구에서 실용 가능한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구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문제에 대한 솔루션은 그대로 우주에서의 문제에 응용할 수 있다. 지구에서도 또 중력이 미소한 우주 환경에서도 멀리 떨어진 별에서도 결국은 물 부족이라는 공통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환경 제어형 농업과 수직 농법에 주목한다. 식용 바이오매스를 육성하기 위해 제한된 공간을 극대화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참가팀 중에서도 에어컴퍼니는 공기와 물, 전기, 효모를 식량으로 바꾸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우주비행사가 토해내는 이산화탄소를 물 전기 분해로 생성한 수소와 조합해 알코올과 물 혼합액을 생성한다. 이 액체를 효모에 줘서 기르고 여기에서 빵을 만든다. 참고로 이미 우주정거장에선 물 전기 분해로 산소를 생성해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또 SATED는 회전식 조리 기구를 이용해 음식 부유를 방지하고 유통 기한이 긴 재료를 사용한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ATED가 개발한 우주 조리 기구에는 히터가 내장되어 있어 원심력으로 식재료를 고속 회전시키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서도 식재료가 부유해 버릴 걱정이 없다. 커널델테크는 장기 우주 임무에 참여하는 우주비행사를 위해 균류 발효를 이용해 치즈와 치킨 너겟 같은 식물성 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었다.
환경 제어형 바이오팜을 제조하는 인터스텔라랩 측은 전제 시스템은 잘 동작하고 있다며 남은 과제는 우주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사에 따르면 이 기업이 개발한 시스템(NUCLEUS)은 신선한 야채와 버섯, 곤충을 생산하는 자립적 식량 생산 시스템으로 장기 우주 미션에 영양분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참가팀은 지상에서 콘셉트를 입증하고 이제 미소중력이나 심우주 내 방사선 환경 등 우주에서 통용될지에 대한 과제에 도전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