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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동물과 커뮤니케이션 실현하려는 시도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이미지 생성과 고성능 채팅이 주목받고 있지만 AI는 예술 뿐 아니라 다양한 과학적 연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가 기계학습을 이용해 동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려는 비영리 단체 ESP(Earth Species Project) 대처에 대해 소개해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해 동물 소리를 분석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으며 고래 노래를 해석해 대화를 시도하는 프로젝트인 CETI(Cetacean Translation Initiative)가 해양학자나 AI 연구자에 의해 진행되는 것 외에 새 소리를 녹음해 AI로 새 종류를 식별하는 앱도 등장하고 있다.

ESP는 2018년 머신러닝을 이용해 지구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물을 더 잘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취할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ESP 공동 설립자인 아자 라스킨(Aza Raskin)은 인간 이해력은 사물을 지각하는 능력에 의해 제한된다며 AI가 하는 건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정말 인간 이외 동물도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것인지 의문도 있을 수 있지만 새 노래는 세대를 넘어 전승되고 있어 새로 태어난 노래가 3,000km 거리를 전해져 유행하는 것도 알려진 것 외에 단어나 문법을 갖고 언어를 조종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또 침팬지 울음소리를 분석한 연구에선 12가지 다른 울음소리를 조합해 390가지 구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스킨은 울음소리로 의사소통하는 고래와 돌고래가 3,400만 년간 문화와 노래를 전해왔을 가능성이 있으며 인간은 여기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ESP는 동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기 위해 LaMDA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연구에 이용하기 위해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일 번역 시스템을 구축해도 인간 언어와 동물 언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는 인간은 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끼리 이 말이 뭘 의미하고 있는지 공통 이해를 구축하고 번역을 진행할 수 있지만 동물 언어는 인간 측과 동물 측에서 공통 이해를 구축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수십 년에 걸쳐 축적해온 동물 울음 소리에 대한 연구 결과와 뛰어난 AI 패턴 인식 능력을 이용해 동물 울음 소리를 해독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한다.

ESP는 제너레이티브 AI 기초가 된 자연 언어 모델 내 기계학습을 통해 단어 의미 관계를 기하학적 관계로 변환할 수 있으며 단어를 개념간 관계로 정의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Dog)라는 단어는 사람(Man), 고양이(Cat), 늑대(Wolf), 모피(Fur), 쐐기(Yelp)라는 단어와 연관되어 있으며 단어 사이 관계를 시각적 맵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단어간 관계 패턴은 다른 언어간에도 유사성이 있으며 스페인어든 영어든 개라는 단어는 맵상 거의 같은 장소에 표시된다고 한다. 라스킨은 AI 구조에 대해 1개만 유의해두는 게 좋다고 말하면 의미적 관계를 기하학적 관계로 바꾸는 게 핵심 개념이라고 말한다.

현재 ESP는 전 세계 과학자나 연구자와 협력해 고래, 물개, 돌고래, 까마귀 등 많은 동물종 데이터를 포함한 벤치마크와 기초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파트너 연구소와 협력해 초기 동물과의 커뮤니케이션 실험도 실시하고 있다. 이미 사상 첫 동물 발성에 관한 벤치마크(BEANS), 동물 울음 소리 인코더(AVES) 등을 개발하고 있다.

ESP 측은 이 연구 분야를 발전시키려면 파트너십이 필수라며 데이터를 파트너와 유익한 것으로 바꾸고 벤치마크에 추가하면 알고리즘이 더 개선할 수 있기 때문. 구글 클라우드는 머신러닝 강화에 사용하는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해 ESP를 지원하고 있으며 구글 음성 언어 모델링 팀도 ESP와 협력하고 있다. 라스킨은 12∼36개월 이내 제너레이티브 AI에 의한 음성을 이용해 동물과 커뮤니케이션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는 패턴 인식에 의해 동물 울음 소리에 응답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뭘 말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상태에서 동물과 AI 커뮤니케이션이 성립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ESP는 AI와 동물간 커뮤니케이션이 윤리적 우려를 야기한다는 걸 인식하고 있으며 책임 있는 AI 사용에 대해 다양한 연구자와 논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물에게 유해한 메시지를 AI가 전해 이를 동물 문화나 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라스킨은 동물과의 커뮤니케이션 실현 의의에 대해 시점을 바꾸고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을 보는 것으로 자신과 상대방, 주위 세계와의 관계 등 모든 게 바뀌는 순간이 있다며 이 순간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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