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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트-라이팅…헤어질 가능성 높인다

SNS에선 친구와 파트너에게 깜짝 놀라게 해본 영상이 바이럴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너무 과격한 장난을 보면서 앞으로 이들 관계가 괜찮을지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연인에게 극단적인 장난을 해 SNS에 리액션 영상을 올리는 이른바 클라우트-라이팅(clout-lighting)이라는 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클라우트-라이팅이란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걸 의미하는 클라우트와 괴롭힘이나 잘못된 정보 제시로 피해자 자신의 인식을 의심하게 하는 심리적 학대 일종인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조합한 말이다. 이 말은 영국 저널리스트인 제시카 린지(Jessica Lindsay)에 의해 친밀한 파트너, 연인이 서로 과격한 장난을 하고 상대방 반응을 촬영한 영상을 SNS에 올리는 행위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했다.

보통 온라인 장난은 본인과 무관한 사람을 상대하지만 클라우트-라이팅은 친밀한 파트너를 대상으로 하는 게 특징이다. 또 클라우트-라이팅과 온라인 장난에 공통점은 시청자를 즐겁게 하기 위해 무고한 타깃을 놀리거나 조롱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온라인 왕따와 클라우트-라이팅이 다른 점은 클라우트-라이팅을 하는 동기는 SNS에서 주목받고 인기를 얻고 싶다는 욕구인 반면 온라인 괴롭힘은 특정 개인에게 고통을 주고 싶다는 욕망이며 인터넷 익명성을 악용한다는 점이다.

장난 영상을 촬영해 공개하는 것 자체는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예전부터 해왔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등장으로 더 주목받고 인기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장난을 치는 동기와 이를 공개하는 플랫폼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모두가 코미디 유명인이 될 수 있고 유튜브에는 실제로 이런 영상이 가득하다.

유튜브와 SNS에서 장난성 영상을 올리는 건 팔로어와 인기를 얻는데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더 많은 반응을 추구하는 장난이 많아질 수 있다. 그 중에는 음식에 완화제를 섞거나 핫칠리소스를 섞고 여자 친구에게 거미를 들이대는 것 같은 영상도 있다. 물론 영상이 당사자 이해를 얻은 뒤 의도적으로 제작된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엔터테인먼트 한계를 넘어 파트너에 대한 학대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건 문제다. 최근에는 일반인 공동 생활에 밀착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출연자에게 주는 정신적 부담이 문제시되고 있지만 수십만 회나 재생되는 장난성 영상에서도 같은 우려가 있으며 타깃인 인물에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극단적 엔터테인먼트에 끌리는 시청자는 항상 강렬한 시청 체험을 요구하고 있으며 장난성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더 과격한 걸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클라우트-라이팅 종사자도 계속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타깃에 굴육적 영상을 게시할 필요를 느껴 더 급진적이 된다는 것이다.

2020년 조사에선 클라우트-라이팅 종사자는 자존심이 낮고 소셜미디어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한 것 외에 여성보다 남성이 4배 많았다고 한다. 또 이 조사에선 클라우트-라이팅 커플은 관계성 만족도가 낮고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부정적 관계 유머를 관계 만족도가 떨어지는 사인으로 인식한다는 건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어떤 경우에는 관계에서 지각적 불안 수준을 높일 수 있어 파트너와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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