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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로 만든 로켓, 첫 발사 도전에서 얻은 것

렐러티비티스페이스(Relativity Space)가 개발한 테란1(Terran 1)은 주로 3D프린터로 만든 부품으로 이뤄진 로켓이다. 지난 3월 22일 발사됐다.

궤도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이정표를 여러 차례 달성해 이 획기적인 로켓은 큰 성과를 얻었다. 테란1은 질량 85%에 해당하는 부품을 3D프린터로 출력헀으며 추진제에는 액화메탄과 액체산소로 이뤄진 메탈록스를 사용한다.

테란1 발사는 전체 길이 33.5m 정도로 1단에는 합금을 3D 프린터로 출력한 이온(Aeon) 엔진 9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각각 2만 3,000파운드씩 모두 20만 7,000파운드 가량 추력을 발생시킨다. 엔진은 구성 부품 수가 기존보다 100분의 1로 독자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했다.

렐러티비티스페이스가 테란1 데뷔 비행에 내건 미션명은 “Good Luck, Have Fun”. 테란1 데뷔 비행에 대한 기대감을 낮게 억제한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로켓 첫 발사로 궤도 투입에 성공한 민간 기업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 정도 실험적 로켓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테란1은 85%가 3D프린팅으로 이뤄져 3D프린터로 제조한 궤도 비행을 시도하는 구조물로는 가장 크다고 한다. 더구나 이온 엔진은 메탄을 연료로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궤도에 도달한 메탄 연료 로켓은 없다.

렐러티비티스페이스는 2015년 블루오리진 전 엔지니어가 설립한 기업으로 2단식 로켓인 테란1은 1,250kg 이하 작은 페이로드를 지구 저궤도에 운송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1회당 발사 비용은 1,200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테란1은 비용과 성능 명에서 로켓랩의 일렉트론, 스페이스X의 팔콘9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로켓이 궤도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이번 미션은 회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하고 있다. 테란1은 최대 동압점(Max-Q)이라는 기체에 공기역학적 부하가 가장 크게 걸리는 순간을 견뎌냈다. 회사 측은 발사 전 Max-Q를 견디는 게 첫 회 미션 중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주 엔진 연소 정지 MECO, 스테이지 분리, 2단에 탑재한 이온 Vac 엔진 1기 연소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날아간지 3분 뒤 2번째 엔진은 소리를 멈췄고 미션은 막을 내렸다. 화면상 표시된 데이터에 따르면 이 로켓이 도달한 최대 고도는 130km이며 최고 속도는 7,400km/h다. 기체는 플로리다 해안 앞바다 대서양에 낙하했다고 한다.

회사 측은 3D 프린터로 출력한 로켓 궤도 발사가 실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기에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테란1은 렐러티비티스페이스에 있어 첫 걸음이 되는 로켓으로 회사 측은 완전히 재사용 가능한 3D프린터 로켓인 테란R(Terran R)도 동시 개발 중이다. 로켓을 60일간 조립해 3D 프린팅한 부품 비율을 궁극적으로 질량 95%까지 늘려 업계에 변화를 주려 한다. 물론 먼저 테란1이 지구 저궤도로 페이로드 수송에 성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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