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자사 타이틀에 대한 현지화와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중국 게임 기업인 넷이즈(Netease)와 14년간 파트너십을 갑자기 중단했다. 이런 관계 파탄 원인에는 통역에 의한 번역 오류에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액티비전블리자드 산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넷이즈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블리자드와 넷이즈가 결별하면서 중국인은 오버워치, 디아블로3, 워크래프트 등을 즐길 수 없게 될 우려가 생긴 것. 실제로 1월 23일부터 오버워치2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인기 타이틀을 중국에서 플레이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중국인 플레이어 수백만 명이 더 이상 게임에 액세스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 내부 관계자로부터 독자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액티비전블리자드와 넷이즈 관계가 파탄난 이유는 번역 오류에 있었다고 한다. 문서에 따르면 양사는 파트너십 계약 갱신에 관한 협상을 온라인 회의 도구 줌을 이용해 실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온라인 회의에는 영어와 중국어를 번역하기 위한 통역이 동석해 중국 게임에 관한 엄격한 규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한다.
협상 당시 넷이즈 윌리엄 딘 CEO는 액티비전블리자드 로버트 코틱 CEO에게 일반 판매 파트너십이 아닌 라이선스 계약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때까지 파트너십 이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을 넷이즈가 요구한 이유는 중국에서 계속 강해지는 게임 관련 규제로 인해 넷이즈 주식 평가액이 600억 달러 이상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틱 CEO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였지만 이 라이선스 계약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한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따른 전 세계 규제 당국 조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고려해 계약을 보류했다.
코틱 CEO는 라이선스 계약 우려를 전했는데 딘 CEO는 통역을 통해 넷이즈는 중국 규제 당국을 움직여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한 인수를 저지 혹은 허가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측은 이를 넷이즈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으면 중국 규제 당국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한 인수 건에 대해 방해를 할 것이라는 위협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액티비전블리자드 측은 라이선스 계약에 동의했지만 라이선스 요금 분할 지불은 5억 달러 선불이 이뤄진 경우에만 인정한다고 밝혔다.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선불을 요청한 이유는 자사 타이틀이 정부 허가를 받거나 무단으로 복제하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자위책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넷이즈는 이 금액이 상업적으로 비논리적으로 판단해 양자간 파트너십은 깨졌다.
정보통에 따르면 딘 CEO의 위협은 실제 위협이 아니라 중국 정부 규제를 피하고 비즈니스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진언이었다고 한다. 딘 CEO 발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라이선스 계약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한 뒤 중국 규제 장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이며 통역에 의한 번역 실수로 잘못된 내용이 액티비전블리자드 측에 접수됐다는 것이다. 넷이즈가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다면 액티비전블리자드 타이틀을 중국에서의 게임 퍼블리싱에 수반하는 관공서 업무에서 해방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 중국 규제 당국에 마이크로소프트 인수 건에 대해 방해를 할 것으로 잘못 전해졌다는 것이다.
양사 경영진이 이 오해에 대해 논의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중국 시장 재진입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다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으며 넷이즈와의 관계 복구에 고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액티비전블리자드 타이틀을 중국에서 퍼블리싱하는 계약에는 텐센트나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