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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미생물은 다른 별로 이동할 수 있을까

지구상 생명의 기원은 유기물 반응에 의해 생명이 탄생했다는 화학 진화설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과학자는 생명의 기원은 우주로부터 지구에 도래했다는 범종설(πανσπερμία)을 주창하기도 한다. 범종설처럼 생물이 우주 공간을 이동해 다른 천체로 옮겨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영국 오픈대학 등이 영상을 만들어 설명해 눈길을 끈다.

우주에서 존재하는 외계 생명체 탐색은 현대에서 가장 흥미로운 연구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인터넷에는 우주인이 지구에 도착해 지구 고대 문명을 방문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수많은 영상이 있다. 우주인 방문과 지식이 없으면 마야 문명 신전 같은 고대 거대 건축 등은 건조할 수 없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생각에는 전혀 증거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우주인이 과거 지구에 왔다는 주장에 믿음성은 없지만 생명체가 우주 공간을 이동해 다른 천체로 이동할 수 있다는 범종설은 과학자에 의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지금까지 MIT와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다른 천체에서 탄생한 생명체가 어떤 방법으로 화성에 날아왔다는 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구상 고세균이나 박테리아 등 미생물은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 결과 본래 생물에 있어서 유독한 황이나 암모니아, 망간 등을 먹이로 삼거나 산소 유무에 관계없이 생존할 수 있다며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진화를 이뤘다.

예를 들어 피로코쿠스 퓨리오수스(Pyrococcus furiosus) 같은 미생물은 열수 분출구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런 극한 환경 생물은 다른 행성이나 달 같은 가혹한 환경으로 지구에서 이동해도 살아남을 수 있고 서식수를 확인할 가능성이 생각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극한 환경 생물이 다른 천체로 이동하는 수단으로 가장 쉬운 방법은 인간의 우주 탐색 활동에 동행하는 것이다. 2007년에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우주선 세척 작업 중 미생물(Tersicoccus phoenicis)이 발견됐다. 이로부터 우주선을 통해 달과 화성 등에 지구 미생물이 반입되어 버렸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또 미생물이 이동하는 방법으로는 운석에 부착하는 것으로 별 천체로 이동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운석이 행성에 충돌하면 암석과 파편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어 이들이 운석이 되어 다른 천체에 쏟아진다. 지금까지 화성 운석 313개가 지구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반대로 달에 지구에서 날아온 암석이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지구 미생물이 다른 천체로 이동하는 것처럼 별천체 생물이 지구에 도달해 생명 탄생 기초가 된 가능성이 생각되고 있다.

미생물이 우주를 이동할 때 장애가 되는 건 우주 공간을 날아가는 방사선이다. 방사선은 생물체에 유해한 물질이지만 일부 박테리아는 강한 방사선 내성을 갖고 있으며 지금까지 우주 공간에서 최대 6년간 살아남았다는 연구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운석으로 이동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하지만 2020년 연구자가 해저에서 1억년에 걸쳐 휴면했던 박테리아를 깨우는데 성공했다는 보고도 있다. 확실히 운석을 타고 미생물이 우주 공간을 살아있는 채로 이동하고 행성에 충돌할 때 충격에도 견디기 어렵다. 하지만 운석 균열 같은 장소에 서식하고 있으면 가능성은 있다고 한다.

액체 물이나 대기가 있던 38억년 화성 환경은 현재의 지구 환경에 가깝기 때문에 지구로부터 날아와 살아남은 생명이 화성 지하에 존재할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은 태양계 내에서 탄생한 게 아니라 태양계 밖에서 날아올 가능성도 생각되고 있으며 2021년 발사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심우주 생명체 흔적을 탐구하고 있다. 미래에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발견에 따라선 지구 생명 기원에 대해 정설이 되고 있는 과학진화설이 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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